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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100일, 금융산업 선진화 공약 어떻게 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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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진입장벽 낮추기, 감독기구개편 계획중이나 곳곳에 걸림돌

국정과제 보고대회(사진=유튜브 캡처)

 

NOCUTBIZ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약한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가 국정과제로 선정돼 시동이 걸리고 있다.

그러나 ‘은산분리’ 원칙이나 감독기구개편을 둘러싼 이견 등 넘어서야할 장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는 ① 인터넷 전문은행 등 각 업권에서 현행법상 자격요건을 갖춘 후보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② 효율적인 금융관리・감독체계 구축으로 금융시장의 견제와 균형 회복, ③ 금융당국의 공정한 정책결정 시스템 구축이 내용이다.

이 공약은 국정기획 자문위원회를 거쳐 100대 국정과제 중 22번째 항목으로 정리됐다.

국정과제 22번 항목인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는 ▲ 자유로운 진입환경 조성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 ▲소비자 보호 중심 금융관리 ・ 감독 체계 마련과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이 목표로, 금융위원회 소관업무다.

◇ 자유로운 진입환경 조성 및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구축

주요 내용을 보면 ‘자유로운 진입 환경 조성’을 위해 올해안에 진입규제 등 사전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고, 대신 사후규제를 강화하여 금융업의 경쟁과 혁신을 유도하기로 했다. 여기엔 징벌적 과징금 도입과 금융감독원의 검사‧감독체계 개편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카카오 뱅크와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계속 금융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금융위가 각종 인허가 절차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 측은 ▲빅데이터‧핀테크 등 혁신적 금융서비스 개발‧유통 여건 마련(’18년 이후)과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정비해야 할 법과 제도가 많아 연말까지 작업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금융 시장 진입 규제 완화도 숙제지만 카카오 뱅크와 케이 뱅크 등 인터넷 은행들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자 자본 확충이 또 다른 이슈가 되면서 ‘은산분리’ 원칙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은산 분리’는 산업자본(기업)이 금융업체(은행 등)를 ‘사(私)금고화’하지 못하도록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케이 뱅크의 경우 주요 주주인 KT가 기업(산업자본)이어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지분을 4% 이상 갖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자본을 더 투자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케이 뱅크는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는데도 자본이 적은 탓에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를 맞추지 못하게 될까봐 대출을 줄이는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며 인터넷 뱅크에 한해 이런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은산분리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지금으로선 문제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

 


◇ 감독체계 개편

다음으로 ‘소비자 보호 중심 금융관리·감독 체계 마련’을 위해선 올해안에 금융위원회 조직을 기능별로 개편하고 향후 정부조직개편과 연계하여 정책과 감독의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국정과제로 검토한다.

여기엔 금융감독원이 현재 갖고 있는 금융회사들에 대한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도 분리해 독립적인 소비자 보호기구를 설립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그동안 논란이 이어져온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본격 추진한다는 내용이지만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리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다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맞서고 있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는 금융회사들에 대한 건전성 감독 기능과 금융산업 정책 수립 기능이 ‘제동과 가속(브레이크와 액셀)’ 기능처럼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분리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개편 논의가 그동안 이어져 왔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감독과 금융산업정책 수립의 두 기능을 함께 갖고 있다 보니 금융산업의 측면에서만 문제를 바라볼 수 밖에 없어 건전성 감독이 소홀해 지고 소비자 보호도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또 정부 기구인 금융위원회와 법률의 위임을 받아 건전성 감독 실무를 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역할과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금융위원회 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러 모형을 시험해 봤지만 정답은 없었다”면서 감독체계 개편 논의 자체에 대해 소극적이다.

최근들어 국정과제 선정에 따라 지난 달 조직혁신기획단을 구성해 조직을 기능별로 재편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나 이를 감독체계 개편과는 연결 짓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시민단체나 감독기구 개편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감독과 정책 기능의 분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관치 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는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 기능을 떼어내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정부측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다 소비자 보호 기구를 독립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금융회사들이 시장에 ‘시어머니’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격이라면서 마땅치 않아 하고 있다.

따라서 감독체계 개편은 정권 차원에서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느냐가 실현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 공약에서 언급된 ‘금융시장에서 견제와 균형의 회복’을 위해 감독기구 개편을 추진하자면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 수립기능을 떼내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금융위와 금감원은 합치며, 별도의 소비자 보호기구를 설립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기재부의 권한이 과도해 질 수 있어 예산과 기획조정을 담당하는 부서를 별도로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렇게 하자면 내년 상반기엔 정부조직을 본격 개편해야 한다.

이밖에 공약에 포함된 ‘금융당국의 공정한 정책 결정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선 ▲정책실명제 확대, 전문직공무원 제도 내실화 등을 통한 금융행정 인프라 선진화 추진(’17년부터)이 국정과제로 잡혀 있다.

또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선 ▲ 금융권의 단기성과 중심의 고액성과급 지급관행 해소 및 내부통제의 질 향상 등 투명성 강화(‘17년) ▲제2금융권 최대 주주에 대한 주기적인 적격성 심사 제도 개선(’18년) ▲ 금융그룹 통합 감독 시행(’18년) 등의 국정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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