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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식품안전관리 일원화' 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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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산란계 농장에서 직원들이 계란 출하 전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식품안전관리 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계란의 경우 생산 단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유통·소비 단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주무 부처가 이원화돼 있다 보니 '살충제 계란'이번 사태가 불거진 뒤에도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 과정이나 생산자 명단, 수치 발표 등에서 줄곧 혼선과 엇박자가 빚어져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워진 원인으로 지적됐다.

식품안전사고가 터질 때 마다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질책과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5년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되자 당시 이해찬 총리 모든 식품안전관리를 도맡아 하는 식품안전처를 총리실 산하에 두겠다고 밝혔다가 이듬해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흐지부지됐다.

2008년에도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도 모든 식품업무를 농식품부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역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2013년에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민 먹거리 안전관리의 일원화를 위해 보건복지부 외청이던 식약청을 국무총리실 소속인 식약처로 격상시켰다.

이에 따라 위상이 높아진 식약처가 농식품부로부터 식품 안전관리 업무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농식품부와 농민단체들의 반발 등 '밥그릇 싸움'이 전개되면서
결국 식품안전관리업무가 지금과 같은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됐다.

이번 사태 초기인 지난 16일 농식품부는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장이 모두 4곳이라고 발표했지만, 바로 이어 식약처는 농식품부가 거명하지 않은 다른 농장 2곳의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고 밝혔다.

기형적인 구조가 빚은 제각각의 발표였다.

서울 한 대형마트. 계란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뒤이어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과 그렇지 않은 농장이 뒤바뀌고 계란껍데기에 표시된 생산자명이 틀리게 발표되는 등 연이어 정부의 '불량' 발표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안먹는게 상책'이라는 대책을 마련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최근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는 농장에서 밥상까지 먹거리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식품안전관리 일원화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이어 "농산물우수관리제도인 GAP와 농산물 및 식품이력추적관리제, 동물의약품, 농약 등의 관리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원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만간 '식품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의 예에서 보듯이 식품안전관리 일원화는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식품의 생산단계부터 식약처가 안전관리를 맡도록 하더라도 식품위생직 공무원이 고작 365명에 불과해 식약처 인력을 대폭 늘려야만 한다.

식약처의 식품안전부분을 떼내 농식품부로 이관하더라도 식품산업육성과 식품안전규제라는 이질적인 정책을 한 데 묶어 놓는 셈이어서 현실적으로 제대로 굴러가도록 관리가 될 지도 의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식품안전관리 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지만 사태수습에 급급해 컨트롤타워 기능을 급조할 경우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총리실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찾아야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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