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구형 선고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결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삼성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 인가에 걸림돌로 떠올랐다.
삼성증권은 10일 "지난 달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대주주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인해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통보 받았다"고 공시했다.
'발행어음 사업'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자산규모 4조 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해 허용하기로 한 '단기 금융 업무'로 만기가 1년 이내인 어음의 발행·할인·매매·중개·인수·보증업무다.
현재 삼성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인가를 신청해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심사 절차가 진행돼 왔다.
발행어음 시장은 이들 5개사가 모두 사업 인가를 받게 되면 각기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기업에 운용하도록 돼 있어서 최대 20조 원의 기업 자금 시장이 열리게 돼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초대형 IB의 신규 사업 인가에 필요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항목에 따라 삼성그룹의 실제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삼성 증권에 대한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말 현재 삼성증권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지분의 29.39%를 보유하고 있고 이 부회장은 삼성증권 지분을 갖고 있지 않지만,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는 이건희 회장이고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생명 지분 0.06%를 보유한 특수 관계인이다.
특검이 징역 12년을 구형한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1심 선고는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