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및 세종시가 3일부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강남4구와 용산 등 서울 11개구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27개 지역에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2곳에선 10%p의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 제한과 건수도 세대당 1건으로 규제된다.
정부는 2일 발표한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일련의 투기 규제 방안들을 쏟아냈다. '옐로카드' 성격의 6.19대책 이후 40여일 만에 나온 '레드카드'로, 그동안 관측됐던 것보다 규제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8.2대책'은 먼저 기존 '청약조정대상지역' 40곳 가운데 서울 25개구 모든 지역과 경기 과천시, 세종시 등 27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2011년 12월 강남3구가 풀린 뒤 6년만에 부활한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3일부터 곧바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들 지역에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전면 금지되고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전매도 금지된다. 또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모두 40%로 제한되고, 민간택지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등 14개 규제가 동시 적용된다.
정부는 또 기존 규제에 더해 조합원 분양권 전매와 5년간 재당첨을 제한하고, 조합원 지위의 양도제한 예외사유를 강화하기로 했다. 3억원 이상 주택 거래시엔 자금조달계획과 입주계획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27개 투기과열지구 가운데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서울 11개구, 또 세종시까지 12개 지역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됐다.
투기지역 지정은 2003년 강남 3구를 대상으로 처음 이뤄졌다가 2012년 5월 모두 풀린 뒤 5년여 만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과열이 심화되고 있는 데 비해, 이들 12개 지역은 일반 주택시장으로까지 과열이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투기지역'에는 투기과열지구 규제에 더해 양도세 가산세율이 적용되고 대출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한 세대가 주택과 조합원 분양권을 3개 이상 또는 비사업용 토지를 보유한 경우 10%p의 양도세율이 가산된다.
또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과 기업자금대출이 제한되고, 주택담보대출 건수도 기존 '차주당 1건'에서 '세대당 1건'으로 규제된다. 농어촌주택 취득 특례에서도 배제돼 양도세 대상 주택수를 산정할 때 포함된다.
정부는 의무적용되는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 높은 분양가로 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지역에 필요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주택법상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려면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10% 이상, 거래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평균 청약경쟁률이 3개월 연속 20:1 이상이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재건축부담금 부과 유예는 추가로 연장하지 않고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재개발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조합원 분양권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도 전매 제한 규정이 없었지만, 9월중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을 개정해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재개발 사업시 전체 세대수의 15%(지방은 12%)로 규정된 임대주택 공급 의무비율은 서울의 경우 10~15%, 경기·인천은 5~15%, 지방은 5~12%로 하한을 설정해 원주민 재정착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투기과열지구내 정비사업 일반분양이나 조합원 분양에 당첨된 세대는 5년간 재당첨을 제한하고,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은 올해 안에 선정될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서도 제외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그동안 세제·주택규제 완화 정책이 저금리 등 대내외 경제요건과 맞물리면서 투기수요가 늘어나 주택시장 불안이 발생했다"며 "집은 투자가 아닌 거주 대상인 만큼, 새 정부는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6.19대책으로 주택 수요를 억제하고 과열지역의 전매제한을 강화했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재건축 입주권과 오피스텔 등으로 투기 수요가 계속 유입됐다"고 진단하면서 "이번 8.2대책은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포괄적 종합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주재한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오늘 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서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면 추가로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