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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원세훈의 치밀한 공작…국정원이 잃어버린 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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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으로 여직원을 감금하고…"

18대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2012년 12월 16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서 한 발언입니다.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법적인 정치 댓글 활동을 벌이다 적발된 국가정보원 여직원이 문을 걸어잠근 채 '셀프 감금'한 사건을 두둔한 발언이었죠.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국정원의 치밀한 공작으로 박근혜 정권이 탄생한 뒤에야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러나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를 선고했죠. 대법원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후 2년 넘게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원 전 원장의 유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가 삭제된 파일을 발견·복구해 검찰에 넘긴 것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원 전 원장이 주재한 전부서장 회의 녹취록인데요,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의 수장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우리 지부에서 후보들 잘 검증해야 한다" (2009년 6월)

"교육감 선거도 분열 때문에 졌다. 지금부터 대비해서 흐트러지지 않도록 신경쓰자" (2011년 11월)

"(정부에 우호적인 의견을) 우리가 SNS에서 실어 날라주라 이거야" (2011년 11월)

"현재도 하고 있지만 더 강화돼야 한다. 대북 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이 꽤 중요하다" (2012년 4월)

"기사 잘못 쓴 매체를 없애버리는 공작을 하는 게 여러분이 할 일이지 이게 뭐냐. 잘못할 때마다 (언론을) 쥐어패는 게 정보기관의 역할" (2009년 12월)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서울시공무원 간첩 조작, 채동욱 검찰총장 뒷조사, 해킹프로그램 담당 국정원 직원의 마티즈 자살 의혹,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의혹 등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노골적인 정치 개입으로 국정원은 9년을 잃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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