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경주에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는 동안 경주시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향후 대책을 요구하는 등 비난이 거세지자 시의회도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경주시는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자 간부 전원을 소집해 실태를 긴급 점검하는 대책회의를 갖는 등 지난 한달 동안 숨가뿐 나날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와 문화행정위원회 소속 의운 8명은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인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원들이 현안은 외면한 채 해외 연수를 떠난 것이다.
이번 국외연수는 시의원 1인당 246만 원씩, 모두 1968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인도 델리와 갠지스강, 카추라호, 시크리섬 등을 다녀왔다.
시의회가 밝힌 연수 목적은 빠른 경제성장과 높은 인구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 등을 견학해 경주를 위한 의정활동 기초자료를 수집, 연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7일차 한국무역협회 뉴델리지부 방문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관광일정으로 꾸며졌다는 지적이다.
1일차 인도 델리 도착 후 2일차 녹야원 및 푸자의식 관람, 3일차 갠지즈강 일출, 인도 전통춤 관람, 4일차 라즈마할과 쉬시마할, 제항기르마할 등을 관람했다.
이어 5일차 시크리성, 타지마할 관람, 6일차 하와마할와 천문대 관람 , 8일차 인도간디기념관과 대통령궁 등을 방문했다.
7일차 한국무역협회 뉴델리지부 방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관광일정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주 경실련 길종구 집행위원장은 "해외연수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시민들의 마음이 타들어가는 상황에서 시기적절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절하지 못했던 부분을 사과하고,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시의회도 이번 해외연수로 시민들게 실망을 준 것에 유감을 전하며, 이와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주시의회 관계자는 "8명이 해외연수를 갔지만 나머지 13명은 지역에 남아 지역의 어려움을 살폈다"면서 "이번 해외연수를 안갔으면 더 좋았던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경주시의회 박승직 의장은 "해외연수가 매번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지방의원들과 심도 깊은 토론을 통해 제도화 하거나 폐쇄 등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