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관련해 결함사실을 감사원으로부터 보고 받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18일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공개한 감사원의 '대통령 수사보고 현황'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2일 감사원으로부터 수리온의 엔진사고 현황과 원인, 윈드실드(전방유리) 파손 현황 등을 보고 받았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이로부터 석 달 뒤인 11월 22일에 감사원 감사위원회는 감사결과를 공개했지만 수리온 결함 내용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8개월 뒤인 지난 16일 감사원은 수리온 관련 비위와 수사 의뢰 내용을 발표했다.
감사원은 당시 비공개 사유로 '공개할 경우 국가에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수 있다'고 규정한 '공공기관 정보공개법' 9조 1항을 근거로 들었다.
(사진=감사원 제공/자료사진)
감사원은 뒤늦게 수리온 결함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 "지난해 수리온에 대한 감사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일부 결함을 적시하고, 나머지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번 발표에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두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두 건 모두 감사위원회에서 최종 의결을 한 날짜가 2016년 10월 20일로 동일했다"며 감사원의 거짓 해명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감사 배경과 목적, 감사중점 대상, 감사실시 기간과 처리 결과 등이 (지난해 보고와)모두 일치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시 이미 수리온의 주된 결함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감사원이 대통령에게 수시보고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수리온 관련 비리를 조사해 놓고도 은폐·방치한 감사원도 진상규명의 대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