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오후 공개한 ICBM 발사 장면 (사진=북한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1970년대 당시 소련에서 들여온 스커드 미사일을 뜯어보며 미사일 개발을 시작한 북한이 50여년만에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에 바짝 다가섰다.
재진입 기술 등이 완전하게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사실상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북한은 1970년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구소련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해 개발에 착수한지 10년 만에 스커드-B(사거리 300km)와 스커드-C(사거리 500km)를 작전 배치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일본지역까지 공격이 가능한 사거리 1,300km의 노동미사일을 배치했고 이 시기에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도 착수해 1998년에 사거리 2,500km로 추정되는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사거리 3,000km 이상인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미사일을 작전 배치했다.
2006년에는 사거리 6,700km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를, 2009년과 2012년, 2016년에도 대포동 계열 장거리미사일으로 추가 시험 발사했다.
북한이 지난 2015년 열병식때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 (사진=VOA)
2012년 이후에는 ICBM급 이라며 KN-08과 KN-14를 인민군 열병식때 대외에 공개했다.
ICBM이라며 열병식에서 공개한 미사일이 4일 발사된 화성-14(KN-14)다.
북한은 이후 2016년 4월부터 10월까지 무수단 미사일을 8차례 발사했고 (1발 부분성공)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2017년 들어서는 SLBM 육상 개량형인 북극성-2형과 준중거리 미사일인 사거리 4천500km의 화성-12, 지대함 미사일 또 엔진도 고체, 액체 등 다종 다양한 미사일을 10차례 이상 발사하며 올인했다.
그리고 4일 우려했던 대로 사거리 8천km 이상인 화성-14를 쏘아 올렸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발사 성공 관련된 특별중대보도를 한 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뉴스 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북한은 4일 발사된 화성-14가 정점고도 2,802km까지 상승해 933km의 거리를 39분간 비행해 조선 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최대고각이 아닌 30~45도의 정상각도로 쐈을 경우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8천km가 넘고 엔진을 추가결합(클리스터링)할 경우 1만2천km 이상 비행해 미국 본토도 타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미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준비가 끝났다"고 한 바 있어 ICBM 시험발사는 시기가 문제일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었다.
하지만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진보정권이 들어서고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남북관계에 변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찬물을 끼얹는 식으로 ICBM 시험발사를 한 것에 대한 실망과 충격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결국 ICBM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던지며 최후 도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ICBM으로 상징되는 핵·미사일의 종착점까지 간다는 마지막 카드를 던져놓고 상대방에게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4일 성명을 통해 "만약 북한이 우리 군의 경고를 무시하고 막무가내식 도발을 지속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파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되풀이 하는 이런 경고로는 북한의 ICBM 획득을 막을 수도, 최종 ICBM 보유에 따른 후폭풍도 막을 수 없다는데 국민적 우려가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상임연구위원은 4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순간 국제사회가 어떤 제재도 할 수 없고 핵에 대한 국제사회 룰이 깨져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수록 고도화 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북한의 ICBM, 벼랑끝으로 내닫는 북한의 이 무모한(?)도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가 중대한 시험대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