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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궐하는 녹조라떼와 붉은깔따구…달성보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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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개방 놓고 주민, 환경청 대치 최고조

달성보 하류에 낀 녹조.

 

지난 1일 정부는 녹조 방지를 위해 전국 6개 보의 수문을 개방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미미하고 점차 높아지는 기온 탓에 낙동강의 녹조 현상은 속수무책으로 확산되고 있다.

환경단체가 보 추가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인근 주민들은 가뭄을 이유로 이를 막아섰다.

지난 2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구 녹조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정부가 보 추가 개방을 결정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녹조라떼' 현장 직접 가보니

뜨거운 햇볕 아래 비릿한 물내음.

파랗게 반짝여야 할 강물은 누군가 녹색 물감을 푼 듯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석진교.

22일 오후 낙동강 달성보 하류 3㎞ 지점에 위치한 이 다리 아래에는 녹조가 창궐했다.

강 가장자리, 돌 틈에는 녹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마냥 녹색 알갱이들이 뭉쳐져 있었고 그 사이 사이로 공기 방울이 위로 피어올랐다.

투명한 페트병으로 강물을 뜨자 흔히 말하는 '녹조라떼' 한 잔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주스, 혹은 녹차로 만든 음료수라 해도 믿을 만큼 초록색 빛을 도는 색깔이었다.

물을 뜨고 한참이 지나자 녹색 알갱이들은 위로 둥둥 뜨고 소량의 투명한 물이 바닥에 가라앉았다.

강정고령보 상류에서 발견된 4급 오염 지표종 빨간깔따구 유충.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환경단체에 따르면 낙동강 인근의 진흙에서는 실지렁이, 붉은 깔따구 같은 4급 오염 지표종도 볼 수 있다.

녹조가 발생해 유독성 남조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수질까지 악화됐음을 알 수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달성보의 남조류 개체수는 84992 cells/㎖ (6월12일 기준)로 수질 관리 '관심' 단계에 해당된다.

강정고령보의 경우 지난 1일 수문을 열어 가장 많은 양의 물을 흘려보냈지만 남조류 개체수가 49821 cells/㎖ (6월22일 기준)로 조류 경보제 '경계' 단계가 내려졌다.

낙동강상류에 해당하는 칠곡보는 4802 cells/㎖ (6월22일 기준)로 올해 처음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 환경단체 "아직 6월…녹조는 이제 시작"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아직 6월밖에 되지 않았다. 녹조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수온이 올라가고 유속이 느릴수록 녹조가 증가하기 때문에 7,8월이 되면 수질 오염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 국장은 "녹조로 유독성 남조류가 많아지면 수질이 오염된다. 식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학계에서는 정화를 한다고는 해도 100% 정화를 확신할 수 없다는 학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달성보 하류 3km 지점에 녹조가 낀 모습

 

아울러 환경단체들은 남조류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강물을 농사에 이용할 경우, 농작물에도 독성이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류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서 사람이 이 어류를 접할 경우 독성 물질이 인체에 축적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정 국장은 "지난 1일에 수문을 연 것으로는 유속이 생기지 않는다. 이른바 '찔끔 개방'"이라며 "녹조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 개방을 추가로 늘려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가뭄 때문에 반대가 심해 올해 안에 추가 보 개방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낙동강 주변 농가는 대부분 지하수를 끌어다 쓸 수 있게 시설이 돼 있는데 가뭄 때문에 보 개방을 반대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가뭄 때문에 보 개방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달성보 주변에는 "이 가뭄에 달성보 개방 미친짓이다", "낙동강 보 수위 내려갈수록 주민 분노는 올라간다!"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지난 2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강정고령보에 방문했을 때, 일부 농민들이 불법으로 수문 개방 반대 현수막을 설치하려다가 환경단체와 공무원들의 제지로 멈추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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