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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위 막바지인데…발표된 정책마다 설익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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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소요·재원 대책·입법 대책 마련하겠다고 공언, 지켜져야"

"국선변호인 제도의 뚜렷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형사공공변호인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독립적 공공변호기구를 설치할 텐데 이 기구가 어떻게 구성될 지는 앞으로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 (6월 19일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

"인원이 적다보니 9급 시험이 끝나고 7급 시험 채용을 준비하는 등 순차적으로 시험을 치렀다. 인력 보강을 전제로 하게 되면, 병렬적으로 시험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1년 동안 시험 실시기간이 줄어들게 된다. (인재 충원은 언제부터 어떻게 할 계획인가?) 증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6월 20일 이정민 국정기획위 정치행정분과 전문위원)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경제1분과-공정거래위원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위 활동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바탕으로 한 국정과제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재원 조달이나 인력 충원 등의 실행 계획이 미흡하거나 현실 타당성이 높지 않아 설익은 발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기획위는 201개의 공약을 추려내 향후 5년간 이행해야 할 '100대 국정과제'를 선정, 정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주까지 100대 국정과제의 큰 틀을 만들었고, 이번 주부터 분과별 종합토론을 벌여 검토한 것들을 하나씩 풀어놓고 있다.

실제로 국정기획위는 이번 주부터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19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 위원회' 8월 출범(20일),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단계적 폐지(20일), 공무원 시험기간 두 달 단축(20일), 실손보험료 인하 유도 방안(21일) 등 사법·경제 분야에서 굵직굵직한 국정과제들을 발표했다.

국정기획위가 소관 부처와 상당 시일 동안 협의해 내놓은 결과물이지만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100개에 이르는 국정과제 모두 세부적인 이행안까지 나올 순 없지만, 먼저 발표한 국정과제인만큼 중요도가 높은 사안일텐데도 공약 이행을 위한 로드맵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정기획위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지출 소요·재원 대책·입법 계획 등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인수위와는 달리 '깜깜이 국정과제 보고서'를 탈피하겠다고 공언한 것. 그러나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마감 시한 안에 제대로 된 재원 조달 방법 등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이나 공무원 시험 기간 단축 등은 인력이나 예산 투입이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는 국선변호인 제도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하기로 했지만, 막상 예산이나 인적 충원 등이 구체화되지 않아 국선변호인 제도와 사실상 중복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선변호인 제도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 450억원. 미국식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10~20배까지 더 소요될 전망이다. 국정기획위는 내년에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고 내후년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조달 계획이나 국선변호인 제도 적용 범위 등에 대해선 "검토 중"이란 말만 반복했다.

공무원 시험 기간 단축의 핵심은 현재 '순차적'으로 교수들이 채점하는 방식을 '병렬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방식을 바꾸기 위해선 인력 충원이 필수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인재 충원을 할 것"이라고만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의 경우, 대통령 공약대로 '폐지' 방향은 유지하지만 일괄 폐지할 경우 부작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TF를 운영한다. 그러나 TF 구성원이나 활동 시한 등도 정해지지 않았고 명확히 어떤 시점부터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는 방침도 정해진 바가 없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아무래도 현재 인수위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위가 정권이 출범한 뒤 가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당초 국정기획위가 말했던대로 대강의 재원 조달이나 인력 충원 계획까지 제대로 밝혀야 국민들이 실제로 공약이 정책으로 만들어지겠구나 하고 와닿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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