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자연방사중인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타고 경북 김천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달가슴곰의 서식지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청신호로 평가된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1일 "지난 14일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한 반달가슴곰을 조사한 결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이동한 수컷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포획된 곰은 공단내 종복원기술원의 유전자 검사 결과 지난 2015년 10월 지리산에 방사한 우수리 아종(Ursus thibetanus ussuricus)의 수컷곰인 'KM-53'으로 확인됐다.
이 반달가슴곰은 지난해 9월 이후 무선발신기 이상으로 위치 추적이 끊겼던 개체다. 공단 관계자는 "이 곰이 지리산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광주대구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통과한 뒤 덕유산 등을 거쳐 이동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이동거리는 80km에 이르는 것으로, 그동안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의 이동반경이 15km 이내였던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경우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리산과 덕유산 권역을 잇는 사치산 생태통로 설치 등이 곰의 이동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덕유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반달가슴곰 이동 예상 지역에 대해 광역보호권역을 설정하는 한편, 관할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해당 지역내 독립가옥과 양봉지역 등에 농작물 피해 예방 요령이나 조우시 대처요령을 알리는 한편, 종이나 호루라기 등 피해방지용 물품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