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변호사의 입장은 방송 편의를 위해 임의로 정한 것이며 개인적 신념과는 관계 없음을 알립니다.■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영희(변호사), 백성문(변호사)
뉴스쇼가 수요일에 마련하는 코너입니다. 라디오 재판정.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나 인물을 저희가 스튜디오 재판정 위에 올려놓으면 여러분 들으시면서 양측의 변론을 들으시면서 배심원 자격으로 평결을 내려주시는 거죠. 오늘도 두 분의 변호인 나오셨습니다. 노영희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노영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리고 손수호 변호사가 오늘 서울지방변호사회에 판례 발표를 하셨어요. 뉴스쇼 마이크 대신에 지금 변호사회 마이크를 잡고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초대손님을 한 분 모셨습니다. 백성문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백성문> 안녕하세요.
◇ 김현정> TV에서 많이 뵀는데. 오늘 이렇게 나오셨네요. 두 분의 호흡을 기대하면서 재판정 들어가봅니다. 오늘 특별게스트 백성문 변호사 그리고 노영희 변호사와 함께 시작할 재판정의 주제는 SNS에 관련된 얘기입니다, SNS. 말하자면 트위터, 페이스북 이런 얘기.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버튼을 누른 것만으로 과연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을까? 그저 좋아요 버튼 눌렀을 뿐인데 이게 명예훼손이 되는가? 바로 이겁니다. 노 변호사님, 이게 도대체 무슨 사건이에요?
◆ 노영희> 이게 요즘 참 뜨거운 이슈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스위스에서 벌어진 일인데 2015년에 어떤 동물보호단체의 단체 대표가 채식주의자 축제에 참가한다는 것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그런데 여러 사람들이, 그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과거에 인종을 차별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한번 있었었는데 그런 것 때문에 인종주의자 혹은 반유대주의자 이런 식으로 비난하는 글이 올라갔고.
◇ 김현정> 동물보호단체 그 사람, 인종주의자야. 반유대주의자야, 나쁜 사람이야, 한마디로.
◆ 노영희> 그래서 그렇게 올린 글에 대해서 여러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단 말이에요, 비방글이 6개 정도 있었는데. 그래서 그중에서 동물보호단체 대표는 자신에 대해서 비방글을 올린 사람들 10여 명을 고소를 했고 그중에 ‘좋아요’를 눌렀던 45세 남성 한 분이 포함이 됐어요. 결국 스위스 취리히 지방법원에서는 이 남성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4000스위스프랑, 우리 돈으로 46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는데.
◇ 김현정> 460만 원이요?
◆ 노영희> 네, 재판부가 얘기한 얘기는 뭐냐 하면 ‘좋아요’를 누르는 건 그 발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명확한 행위다. 그래서 페북 친구와 팔로어들에게 어차피 공유가 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처벌해야 된다. 이런 입장을 펼쳤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비방글에 ‘좋아요’ 버튼 눌렀을 뿐인데 46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이 사건. 과연 이게 가능한 거냐. 이 남자 진짜 무죄냐, 유죄냐. 두 변호사님 의견부터 확인하죠. 백 변호사님.
◆ 백성문> 저는 제 실제 본심과 상관없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재판정' 노영희 변호사(왼), 백성문 변호사(오)
◇ 김현정> 제가 그걸 말씀드릴게요. 두 분이 언제나처럼...
◆ 백성문> 저도 SNS를 많이 하는데 제가 얘기하면 앞으로 좋아요를 안 눌러주실까봐. (웃음) 저는 ‘좋아요’를 누른 것만으로도 명예훼손 충분히 될 수 있다 입장입니다.
◇ 김현정> 여러분, 그러니까 두 변호사 입장 아시죠? 이게 이분들의 소신하고 상관없이 방송을 위해서 갈린다는 거. 그래서 지금 백 변호사님한테 항의문자를 보내시면 안 돼요. 이분은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계신 거예요. 항의문자 보내시면 안 됩니다. 백 변호사님 그러니까 ‘좋아요’ 버튼만 눌러도 명예훼손 해당한다, 유죄다.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저는 ‘좋아요’를 눌렀다는 것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너무 심각하게 침해한다. 이건 무죄다.
◇ 김현정> 무죄다. 50원의 단문, 100원의 장문 유료문자입니다. #1212 카톡 레인보우로 유죄, 무죄. 노변, 백변. 이렇게 보내주시면 돼요. 노 변호사는 무죄다. 백 변호사는 유죄다, 명예훼손 된다. 이거 어떤 분부터 얘기를 풀어봐야 할까요. 노 변호사님. 무죄라고 생각하세요?
◆ 노영희>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에 있는 ‘좋아요’라는 기능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로 그 글이 좋다라고 생각해서 ‘좋아요’를 누를 수도 있지만 반드시 동의나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예의상 또는 무심코 그리고 내가 너한테 관심이 있다 이런 걸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사실은 쓰는 경우가 많거든요.
◇ 김현정> 예의상, 관심으로 ‘좋아요’. 노 변호사님도 뭐 하시죠?
◆ 노영희> 저도 페이스북 가끔 하는데 제가 아는 사람들이 글을 올리면 그 글의 내용에 대해서 특히 깊이 아주 막 따져보지 않고 반갑다라는 뜻으로 ‘좋아요’를 눌러주는 경우가 많아요.
◇ 김현정> 반갑다 혹은.
◆ 노영희> 관심 있다. 당신의 행동에 대해서 내가 관심을 표명한다 이런 정도거든요.
◇ 김현정> 나 잘 읽었다 이런 의미로 누르기도 해요?
◆ 노영희> 내가 왔다 갔다.
◇ 김현정> 내가 왔다 갔다?
◆ 노영희> 내가 너의 담벼락에 왔다 갔다.
◇ 김현정> 인증의 의미로도 누른다?
◆ 노영희> 그렇죠.
◇ 김현정> 진짜 지지해서 찬성해서가 아닐 수도 있다. 백 변호사님.
◆ 백성문> 그런데요. 지금 말씀하셨던 거 예를 들어서 이렇게 한번 해 볼게요. 노영희 변호사에 관련된 글을 누가 막 올렸어요. 노영희 변호사 욕을 엄청 써놨어요.
◇ 김현정> (웃음) 욕의 내용은 말씀하지 마세요.
◆ 백성문> (웃음) 제가 거기다 ‘좋아요’를 눌렀어요. 그러면 이 글에 대해서 제가 사실상 공감을 한다는 의미가 일단 하나가 있을 수 있고. 노영희 변호사님 그 얘기하셨잖아요. 그래도 뭐 그냥 이 사람들과의 친분관계 때문에 누르는 경우도 있고.
◇ 김현정> 예의상.
◆ 백성문> 그다음에 내가 왔다 갔다 때문에 누를 수 있다고 하는데.
◇ 김현정> 인증.
◆ 백성문> 제가 거기에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8000명이 더 볼 수 있습니다, 그 글을.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페이스북을 안 하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을 수 있는데.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 백성문> 제가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저를 볼 수 있는 분들은 제가 이 ‘좋아요’ 누른 글을 볼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페북 친구가 한 8000명 되시는 거예요? 팔로어라고 하나요?
◆ 백성문> 5000명이 한도니까 그거 넘어가서 팔로어까지 하면 그 정도 되는데요. 본의 아니게 제 자랑을. (웃음)
◇ 김현정> (웃음) 엄청 친구가 많으세요.
◆ 백성문> 그런데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그분들이 볼 수 있다는 건 사실상 제가 글을 퍼나른 거랑 똑같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SNS에 뭔가 찌라시 같은 게 순간 확 돌면 갑자기 순간적으로 몇백 만 명이 볼 수 있는 그런 문제 때문에 지금 사회적으로 심각하잖아요. ‘좋아요’를 누르는 것과 그게 하나도 차이가 없습니다. 이 기능까지 생각을 해 본다면. 그러니까 사실상 제가 글을 올리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당연히 처벌을 해야죠.
◇ 김현정> 우리가 카톡으로 가짜 뉴스 퍼나르고 이런 사람들 선거기간에 엄청나게 처벌받았거든요, 강하게. 이것과 다를 거 없다, 퍼나르기한 게.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우리나라 형법 307조를 보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해 하면 안 된다. 또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안 된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요점은 허위를 적시하는 겁니다. 허위사실이든 사실이든 적시. 구체적으로 적고 표현해야 한다 이런 의미가 들어가는 건데요. 다른 사람이 올려놓은 게시글에 내가 ‘좋아요’라는 버튼을 누른 것이 과연 그 적시라고 하는 구성요건에 해당이 되느냐. 이 부분을 따져봐야 돼요. 그래서 이 SNS라고 하는 곳에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그 요건이 무엇인지 확실히 할 필요가 이번 기회에 있고요. 또 SNS라고 하는 곳에는 공유나 공감을 표현하는 다양한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각각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해야 된다는 게 우선 전제가 됩니다. 지금 백 변호사님 말씀은 내가 ‘좋아요’를 누르면 8000명이 본다. 이거는 전파 가능성이 너무 높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사실 제가 ‘좋아요’를 눌러도 저는 친구가 별로 없으면 아무도 안 볼 수도 있어요, 영향력도 없을 수 있어요. 그런데 백 변호사 같이 특수한 경우. 특히 이분은 페이스북에서 매우 스타이기 때문에 인기가 되게 많으시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분들의 경우에는 특별히 ‘좋아요’를 함부로 누르지 마십시오. 제가 말씀드리고 싶고요.
◇ 김현정> 이분들만 그러면 특별히 주의하면 되지 무슨 명예훼손까지 가느냐?
◆ 노영희> 일반화시키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 그리고 일반적으로 적극적으로 본인이 게시나, 게시글을 올리거나 말을 함으로 인해서 표현하는 그런 명예훼손하고 ‘좋아요’를 누름으로 해서 소극적으로 약간의 의사표시한 것을 그런 식으로 보는 것은 좀 부적절하지 않느냐. 이게 제 입장입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재판정' 노영희 변호사(왼), 백성문 변호사(오)
◇ 김현정> 그런데 청취자 반론이 하나 들어왔어요. 노 변호사님한테 하는 반론인데. 아까 좋아요가 예의상 표현이다. 진짜 좋아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경우는 그러면 “다른 의견이 있으면 좋아요 대신 댓글을 달 수도 있었다. 그런데 굳이 댓글을 달지 않고 좋아요를 누른 건 진짜 좋아하는 뜻이 있으니까 좋아요 하는 게 아니냐.”
◆ 노영희> 댓글을 달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 김현정> 왜요?
◆ 노영희> 뭐라고 쓰기 곤란한 경우도 있고. 오히려 댓글을 닮으로 인해서 본인의 의사표현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표시하면서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반드시 댓글을 달 수 있기 때문에 ‘좋아요’를 누르지 말아라. 조금 안 맞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요. 페이스북에 저커버그가 인터뷰 한 내용이 있습니다.
◇ 김현정> 페이스북 만든 사람?
◆ 노영희> 뭐라고 했냐면 ‘좋아요’는 관심의 표현이자 지지하는 뜻으로 누르는데 좋지 않은 이를 위로하고 싶을 때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나빠요는 왜 없냐는 의견이 대두됐기 때문에 ‘좋아요’ 외에 사랑해요, 웃겨요, 기뻐요, 놀라워요, 슬퍼요, 화나요 등 감정표현 버튼을 추가했다 말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2015년에 실제로 추가했어요.
◆ 노영희>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2015년 이전에 페이스북에 있었던 ‘좋아요’라고 하는 표시는 현재의 ‘좋아요’가 의미하는 것하고 다르다. 이걸 말씀드리고 싶은 거죠.
◇ 김현정> 다르다? 백 변호사님.
◆ 백성문> 하나하나 말씀드릴게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야 되고 허위사실을 적시해야 하는데 ‘좋아요’를 누른 게 글을 올린 거랑은 다르지 않느냐라는 의견이셨는데요. 여기에는 제가 말씀드렸던 거 아까 대답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요’를 누르면 사실상 글을 쓴 것과 동일한 효과가 된다는 것.... 두 번째로 아까 그 영향력이 없는 사람들은 전파가 가능성이 별로 없을 수 있고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 그런데 전파가 실제로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전파 가능성을 따지는 겁니다. 내가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한 사람이 보더라도 이 사람이 또 거기에 저를 본 걸 가지고 또 ‘좋아요’를 누르면 계속 확대될 수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맨 첫 번째 1차 전파자는 팔로어가 한 명이었어도 그다음에 누른 사람이 5000명이면 어떻게 할 거냐?
◆ 백성문> 전파 가능성, 그러니까 전파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능성에 방점이 찍혀 있는 거고요. 이거 아까 저커버그 인터뷰 내용을 예를 들어서 말씀하셨는데 ‘좋아요’가 반드시 이 글에 동의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페이스북 같은 데 보면 일상생활 먹을 거 올리는 분들, 여행 올리는 분들 이런 분들 그런 분들에 대해서는 꼭 ‘좋아요’ 이런게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요. 특정하게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소지가 있는 글을 올린 것. 아까 제가 노영희 변호사님 욕하는 걸 예를 들었는데요, 노영희 변호사님에 관련된 얘기가 있는데 제가 그걸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공감을 한다고요? 그냥 거기에다가 이건 관심 표현이다라고 한다고요? 그건 아니에요.
◇ 김현정> 그거는 상식적으로 아니다?
◆ 백성문> 그리고 스위스에서 나왔던 것도 이게 왜 유죄판결이 나왔냐면요. 아까 인종주의자, 반유대주의자 이런 내용들을 쓰는 건 그 상대방의 명예를 엄청나게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그런 내용을 그냥 보고 관심의 표현, 인사라고 해서 거기에다가 ‘좋아요’를 누른다고요? 그거는 분명히 다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과거에는 명예훼손이라고 해 봐야 저희 셋이 이거 마이크 끄고 누구 욕을 막 해요. 그것도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명예훼손이 된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SNS를 통해서 제가 어딘가에 ‘좋아요’를 누르면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하게 클 수 있잖아요. 이게 꼭 저 말고 SNS에 조금 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런 사회적 위험성까지 고려를 한다면 이제 세상이 바뀌었잖아요. 세상이 바뀌었으면 법도 바뀌어야죠. 그래서 이 부분은 당연히 명예훼손이 돼야죠.
◇ 김현정> 여러분, ‘좋아요’ 버튼 누른 것만으로도 명예훼손이 되느냐, 안 되느냐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노 변호사님은 ‘명예훼손까지는 아니다’. 백 변호사님은 ‘세상이 바뀌었다, 버튼 눌러도 명예훼손이 된다’. 여러분의 의견 좀 볼게요. 한 청취자 분은 “말도 안 됩니다. 인터넷 뉴스 댓글에도 좋아요, 싫어요 버튼 다 있는데 악플에다가 그럼 좋아요 눌렀다고 처벌받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백 변호사님 논리라면 이것도 받을 수 있다는 거잖아요.
◆ 백성문> 그것도 가능하죠. 왜냐하면 지금 말씀하셨던 분들 그러니까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부분을 많이 하시는 거예요. 내가 그 정도 의사표현도 못하냐.
◇ 김현정> 그러니까 표현의 자유.
◆ 백성문> 그런데 우리나라의 모든 기본권에는 제한이 있어요. 본인의 표현이 무한정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부여하는 거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부분까지 표현의 자유를 부여하는 건 아니에요.
◇ 김현정> 글 쓴 사람이 명예훼손이면 좋아요 누른 사람도 명예훼손?
◆ 백성문> 그렇죠. 공감의 뜻을 표현하고 그 뜻을 볼 수 있다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죠.
◇ 김현정> 여기에 동의하시는 청취자 분도 계세요. “누구 한 명이 좋아요 누르면 동조현상이 일어난다”. 이분은 조금 다른 이야기. 전파와는 조금 다른 동조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유죄라고 보시는 분도 계세요. 그런가 하면 다른 청취자 분은 “명예훼손까지는 아니죠. 의도성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분도 무심코 누르시는 분이신가 봐요.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청취자 분은 “악의적 댓글의 좋아요 표현은 그 댓글을 작성한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고 믿으신답니다. 그래서 이분은 유죄다, 명예훼손이다. 이렇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중간집계 결과는 한쪽으로 좀 기울어지기는 하네요. 백 변호사님, 힘내시고요, 조금만 더.
◆ 백성문> 알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제가 오늘은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왔어요.
◇ 김현정> 청취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 변호사님. 아까 한 분이 그러셨잖아요. 동조효과.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요’ 버튼 누른 걸 보면서 “어, 저 사람이 저렇게 생각했으면 나도 저렇게 생각할 수 있어”라면서, ‘좋아요’가 그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상당히 적극적인 표현일 수 있다,
◆ 노영희> 맞아요. 동조현상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심리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언어인데요. 기본적으로 본인이 어떤 가치관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를 본인이 수동적으로 따라가면서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 거거든요. ‘좋아요’가 물론 그런 기능도 있겠지만 ‘좋아요’를 눌렀다고 해서 바로 명예훼손이라는 식으로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그 ‘좋아요’의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정확하게 개념 정리가 이루어져야 하고요. 또 그로 인해서 ‘좋아요’를 눌렀을 때 다른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가도 일반적으로 규정이 돼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상식적으로 지금 현재 문제가 되고 있으니까 그런가라고 지금 생각하고 듣고 계시겠지만 일반적으로 페이스북에 누가 글 올린 것에 대해서 ‘좋아요’를 눌렀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그 글을 쓴 사람의 모든 내용에 대해서 다 동의한다 혹은 그 사람과 똑같은 의미로 내가 ‘좋아요’를 누른 것이라고 사람들이 인식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 개념정리가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형사처벌을 가하게 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심각하고요. 아까 백 변호사님이 시대가 바꼈기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처벌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요즘 시대에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처벌하지 말아야 된다는 게 시대 트렌드입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좀 서로간의 이견이 있는 거죠.
◇ 김현정> 노 변호사님이 손 변호사님이랑 하실 때 항상 발언 기회가 적다고 하시는데 오늘 아주 한풀이하시듯이.
◆ 백성문> 저한테 한풀이 마음껏 하세요.
◇ 김현정> 오늘 많이 하셨어요. 이렇게 해서 시간이 갔습니다. 여러분, 페이스북에. 그러니까 SNS에 ‘좋아요’ 버튼을 누른 것만으로 명예훼손이 되느냐 안 되느냐. 스위스 법정에서는 명예훼손이 된다고 벌금형을 아주 무겁게 내렸습니다. 우리 얘기는 아닙니다마는 우리도 한번 생각해 봤는데요. 이렇게 결과가 나왔군요. 최종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72% 대 28%! 72 대 28로 ‘좋아요’ 버튼 눌렀다고 명예훼손까지 가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 노영희 변호사님의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백 변호사님, 최종결과 들으시면서 옆에서 박수를 치셨어요?
◆ 백성문> 아니요, 저는 제가 28표. 그러니까 72:28 정도가 나올 거라고 생각 안 했어요. 사실 저도 이거를 어떻게 해야 되나. 어떻게 얘기를 해야 되냐를 고민을 많이 하고 왔는데 저는 그냥 사회적 위험성이나 시대 변화에 따라서 무언가 처벌도 바껴야 한다는 논리를 생각하고 왔으나 한계가 있네요.
◇ 김현정> 오늘 손수호 변호사의 빈자리 잘 채워주셨습니다. 백성문 변호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요. 노영희 변호사님도 오늘 고생하셨어요.
◆ 노영희> 고맙습니다.
◆ 백성문> 고맙습니다.
◇ 김현정> 라디오 재판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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