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15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논의한다. 박종민기자
“한 번만 더 믿어달라”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를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와 경질설에 시달리는 자신의 거취를 두고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사실상 ‘배수의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피해 선수단을 조기 소집했고, 현지 적응을 위해 일찌감치 전지훈련도 떠났다. 하지만 끝내 한국 축구의 카타르 원정은 처참한 실패로 마무리됐다. 많은 이들은 이번 패배를 ‘참사’라고 불렀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최종예선 원정 무득점은 4경기 만에 해소했지만 원정 무승(1무3패)의 부진은 계속됐다.
지난 3월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 원정에서 허무하게 패하며 경질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장고 끝에 재신임을 결정했다. 그리고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정해성 수석코치를 선임해 대표팀 분위기 개선에 나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뒤 잔뜩 굳은 얼굴로 귀국했다. 박종민기자
3개월 만에 다시 나선 원정길. 이번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웃을 수 없었다.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희망은 여전하지만 A조 최하위 카타르에 사실상 경기 내내 끌려가는 모습으로 실망감만 안겼다.
이 경기에 앞서 A조 선두 이란이 3위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꺾으며 A조 2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던 한국이었다. 그럼에도 굴러온 ‘복’을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앞선 부진한 경기력에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아닌 선수 탓으로 일관했다. 그렇게 3번의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부진한 선수를 뽑은 것도, 경기에 내보낸 것도 슈틸리케 감독이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감독 스스로 부진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카타르에서 돌아온 슈틸리케 감독은 ‘책임’은 지겠지만 스스로 떠나는 일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비록 불안한 2위지만 여전히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가능성이 남은 만큼 마지막까지 도전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