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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가습기살균제 이대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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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기대 커…6월 5일 환경의 날, 약속해달라"

- 文 가습기살균제 공약 실행 지시
- 피해자 중 1%인 5500건만 신고
- 국가 책임 인정하면 보상 범위 넓어져
- 6·5 환경의날 위해 광화문 1인 시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6월 1일 (목)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예용 소장 (환경보건시민센터)

◇ 정관용>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된 공약의 실행 방안을 만들어라, 이렇게 지시를 했고 현재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초기부터 문제점을 지적해 오신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연결해 봅니다. 최 소장님 안녕하세요.

◆ 최예용>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저랑 이 문제 얘기하기 시작하신 것도 벌써 한 5~6년 이상 지났죠?

◆ 최예용> 네, 7년째입니다.

◇ 정관용> 7년. 이제는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습니까?

◆ 최예용> 이제는 뭔가 달라져야죠.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도 기대가 큽니다.

◇ 정관용>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돼서 어떤 공약을 내걸었나요. 우선 정리해 주세요.

◆ 최예용> 일단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공약집에 나와 있습니다. 4월 13일에 당시 후보죠. "가습기 살균제 피해진상규명 문제, 새 정부가 반드시 풀겠다" 이렇게 발언을 했고요.

그다음에 네다섯 가지의 구체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 그리고 이렇게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가 있는 화학물질을 살생물질이라고 합니다. '바이오사이드'라고 부르는데 이런 거를 엄격히 관리하는 그런 관련법. 살생물질 관리법을 제정하겠다.

그리고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부족한데 이거를 보강하겠다. 일반적으로 징벌제라고 얘기합니다마는 환경범죄이익환수법 이렇게 표현됐네요. 3배 이내로 배상책임을 묻는 그런 제도를 마련하겠다. 그리고 일반 시민들 소비자가 유해물질을 알권리를 갖도록 보장을 하는 그런 관련법을 만들겠다. 이렇게 5가지를 공약을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을 당부하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5월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라는 참사해결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 정관용> 그 가운데 첫 번째가 국가의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겠다. 현재까지는 정부의 책임은 전혀 인정이 안 되고 있는 겁니까? 지난 1월달에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법이 제정됐잖아요. 그 법에는 정부 책임은 인정이 안 돼 있습니까?

◆ 최예용> 안 돼 있습니다. 작년에 4월, 5월에 이 문제가 크게 사회 이슈가 되고 그리고 선거를 통해서, 총선을 통해서 국회 지형이 조금 바뀌고 그런 힘을 바탕으로 작년 8월부터 3개월 동안 국정조사가 실시됐습니다.

그래서 각 부처의 문제점들이 많이 드러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국회 국정조사에 나왔던 7~8개 부처의 차관들은 단 1명도 사과하지 않고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말씀하신 올해 1월에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 특별법인데 여기에도 국가의 책임이 인정된, 따라서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그런 내용은 전부 하나도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게 되면 정부 돈으로 피해자한테 보상이 가능해지는 그런 질적 차이가 있는 거죠?

◆ 최예용>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100% 정부가 책임이 있는 건 아니고요. 당연히 제조사가 책임이 더 큰데요. 정부가 화학물질을 관리해 일정한 책임이 있다라고 인정이 되면 지금 현재 피해자들을 판정하고 또 판정된 피해자들에게 일정한 병원비와 장례비를 지급하는 내용들이 모두 구상권, 그러니까 나중에 제조사들에게 돌려받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정하게 돼 있다 보니까요. 이게 꼬여 있는 거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면 굳이 공무원들이 구상권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그렇다면 피해자로 인정하는 판정 범위가 상당히 넓어질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지금까지 피해 신고로 접수된 게 5500건이 훨씬 넘는데 피해자라고 인정된 건 280명밖에 없다면서요?

◆ 최예용> 네. 그동안에 판정 자체가 1000여 명밖에 이루어지지 않았고요. 그중에서 30%가 채 안 되는 사람만이 1, 2단계로 말해지는 그런 피해 범위에 들어갔다고 판정이 됐고.

그분들만 병원비와 장례비 일부가 진행이 됐는데 나머지 70%는 아예 피해자가 아닌 것으로 취급이 돼서 그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아예 쓰지도 않은 것처럼 취급이 되는 그런 황당한 상황이 됐다, 이렇게 지금 지적을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4천여 명은 아직 판정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 최예용> 그렇죠. 왜냐하면 작년에 한참 문제가 되면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나도 피해자구나. 또는 5년 전, 10년 전에야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또는 우리 가족이 그때 썼는데 그것 때문에 돌아가셨구나.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는 거고요.

하지만 말씀하신 5500여 명의 신고된 피해자들 자체도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지난주 학회에서 지적이 됐습니다. 환경부가 용역을 냈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한 400만 명 정도가 가습기 살균제를 썼고 그중에 10% 약간 넘는 50만 명이 피해자다라는 게 정부 용역조사에서는 확인이 됐기 때문에. 지금 신고된 5000명은 1%도 채 안 되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만 지금 확인된 셈이니까 진상규명하고는 굉장히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일단 국가의 책임이 일정 정도 있다는 게 인정되면 아무래도 진상규명 차원에서 피해를 인정하게 되는 이 물꼬가 트일 수 있다, 이 점이 첫 번째겠군요?

◆ 최예용> 그렇습니다.

◇ 정관용> 오는 5일이 환경의 날이라면서요?

◆ 최예용> 6월 5일 다음 주 5일이 세계 환경의 날입니다. UN이 정한 환경의 날이죠.

◇ 정관용> 그날을 기해서 정부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수도 있다 이런 예측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예용> 사실 저희가 지금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해서 아직은 다들 기다리고 있고 그러기는 한데요. 저희가 볼 때 새 정부의 개혁 과제에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거론이 되지 않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거 이대로 넘어가면 안 된다.

그런데 마침 6월 5일 환경의 날이고 이 문제는 환경 참사이고 하기 때문에 환경의 날에 대통령이 직접 피해자들을 좀 위로도 해 주고 이 문제를 이렇게 풀겠습니다라고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말씀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기대를 걸고 지난주부터 광화문에서 또다시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 살균제 관련된 공약사항을 보고하라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이제 뒤늦게 알려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뭔가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겠죠?

◆ 최예용> 저희는 기대를 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 장차관의 인선이나 이런 부분들이 사실은 실행 과정에서의 중요한 후속조치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굉장히 눈여겨보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우선 이미 벌어진 참사에 대해서 정부가 국가가 책임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만 지금 문 대통령 공약으로 나온 무슨 살생물질관리법, 유해성 평가 시스템, 징벌적 손해배상, 위험도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이런 건 다 법제사항이란 말이죠. 그렇죠?

◆ 최예용> 그렇죠.

◇ 정관용> 그나마 법으로 이렇게까지 만들어지려면 이미 벌어진 사실에 대해서 정부가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만 시작을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최예용> 그렇습니다. 게다가 법 제정은 국회 가서 또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초기에 대통령 명령으로, 지시 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다 해야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6월 5일 아니면 그 이전에도 좋습니다. 한번 기다려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최예용> 감사합니다.

◇ 정관용>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이었습니다. 1부 마치고요. 7시 5분 2부에 다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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