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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입니다" 담담한 박근혜…최순실 눈길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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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박 전 대통령 첫 공판…'40년 지기' 최순실은 울먹여

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사진=박종민 기자)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를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판이 23일 시작됐다. 40년 지기이자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아서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 공판이 열렸다.

박 전 대통령은 감색 코트를 입고 검은색 플라스틱 머리핀과 집게핀을 이용해 뒷머리를 틀어 올려 올림머리를 했다.

그는 방청석을 가득 메운 150여명을 바라보지도 않고, 유영하 변호사가 의자를 뒤로 살짝 빼주자 자리에 앉았다.

방청객들은 박 전 대통령이 입장하자 조금이라도 자세히 얼굴을 보기 위해서 고개를 길게 내밀고 시선을 피고인석에 고정했다.

이어서 최 씨가 아이보리색 봄코트를 입고 법정에 들어왔다. 입술을 꽉 다문 최 씨는 잠시 박 전 대통령 쪽을 바라보다 이내 눈길을 변호인 측으로 돌렸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다소 피곤한 표정의 박 전 대통령은 꼿꼿이 허리를 펴고 다시 일어나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무직입니다"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또 현재 주소지에 대해서는 "강남구 삼성동"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을 팔고 내곡동으로 이사했지만, 구속돼 있는 동안 진행된 이사라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반면 최 씨는 직업과 주소지 등을 묻는 재판부의 물음에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입술을 뗐다. 특히 40년 지기인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석에 함께 섰다는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훌쩍이며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한편 경찰인력 10여 명은 공판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법정 앞 복도에서 대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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