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Why뉴스] "임은정 검사는 왜 검찰 포기 말아달라 호소했을까?"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그동안 검찰내부에서 검찰수뇌부를 향해 쓴소리를 해온 전국 평검사 중 가장 고참인 '임은정 수석 평검사'가 "염치 없지만,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주십사 페친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임은정 검사는 왜 검찰 포기 말아달라 호소했을까?" 이렇게 주제를 정했다.

▶ 먼저 '술판 사건' 얘기부터 해보자, 이런 와중에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의 부적절한 돈봉투 회식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 그 얘기를 듣고 검찰 수뇌부들이 제정신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들을 얼마나 무시하길래 저렇게 할 수 있는 걸까? 답답했다.

고검장 출신의 원로 변호사는 "제정신이 아니다. 저런 정신상태니 검찰이 이지경이 된 것 아니겠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지휘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인 4월 21일 특수본 소속 검사들과 함께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서 회식을 했고 돈봉투가 오고 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식도 문제지만 돈 봉투가 오고갔다는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무슨 돈으로 준거냐? 개인 주머니는 아니었을것 아니냐? 판공비를 썼으면 횡령이고 수사대상이었던 자가 돈봉투를 건넸으면 뇌물 아니냐? 그런 비판이 많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윤창원 기자)

 

▶ 회식 타이밍이 부적절 하다는 거냐?

= 회식이야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거는 단순히 관행적으로 하는 회식이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술판사건'에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에서 국정농단 사건을 담당했던 노승권 1차장을 비롯해 부장검사 5명 그리고 법무부에서는 안 국장과 검찰국 핵심과장 등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폭탄주가 꽤 돈 것으로 알려졌고 안 국장은 수사팀 간부들 개개인에게 50만-100만원가량씩 들어 있는 돈봉투를 전달했고, 이 검사장도 검찰국 과장에게 각각 격려금을 답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는 "이영렬 검사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국 모임을 해오면서 그 일환(one of them)으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다.

안태근 검찰국장은 검찰 특별수사팀이 이석수 전 감찰관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작년 8월 25∼28일을 포함해 같은 해 7∼10월 우 전 수석 및 윤장석(47·25기) 대통령 민정비서관과 1천차례 이상 통화한 사실이 박영수 특검의 조사과정에서 확인됐다.

특검은 이런 통화내역을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 특수본은 안 국장 통화 내역을 곧바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해야 하는데도 서면조사조차 하지 않고 덮어 버렸다.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민정수석실 핵심인 두 사람이 안태근 검찰국장에게 전화했다면 안 국장이 그 다음에 누구랑 통화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그렇게해야 우병우 전 수석의 국정농단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이석수 전 특별검찰관 수사때 우 전 수석이 안 국장에게 전화를 했다면 안 국장이 그 전화를 받은 뒤 누구와 통화했는지 추적하면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실체가 드러났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따라서 '술판 사건'의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는 수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직 검찰 중견간부는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수사대상이었던 자가 공금으로 돈 봉투를 건넸다면 그건 대단히 부적절하고 뇌물의 의심을 사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 차기 검찰총장 선임을 위한 짬짜미 의혹이 있다는데?

= 그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과 법무부 검찰국간 만찬 회동이 법무부 장관이 공석이고 차기 대통령선거로 정권 교체가 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할때 단순히 '격려성 만찬'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검찰내부의 진단이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검찰내 핵심인 두 세력간 술자리 회동을 '격려성 만참 모임'이라 하면 '지나가던 새도 웃을 일'"이라면서 "두 그룹간 만찬회동은 미래를 위한 '짬짜미'로 봐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이던 때 사정 비서관을 지낸 이영렬 검사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된다는 '설'이 나도는 시점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까지 했으니 총장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총장후보추천위에서 '당연직'을 맡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새정부에서 장관인사를 하면 검찰총장을 선출해야하는데 검찰총장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검찰총장후보추천위'를 거쳐야 한다'면서 "추천위 구성에서부터 '검찰국장'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임식을 마친 김수남 검찰총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법무부 장관도 공석이고 김수남 검찰총장도 사퇴했으니까 후임은 어떻게 되는 거냐?

=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혔으니까 총리 임명동의가 이뤄진 뒤 제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장관 후보에는 정치인 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수여당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 국회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치인 출신 중에는 국회법사위원장을 지낸 4선의 이상민 의원과 참여정부 법무비서관 과 국회 법사위 간사를 지낸 박범계 의원, 비 법조인 출신이면서 법사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박영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이 임명된 이후에나 지명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검찰총장도 검사출신이 유력하지만 반드시 검사출신이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도 있고 검찰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검찰청법에 검사출신만 검찰총장이 되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면서 "이번에는 검찰개혁에 대해 이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내부에서도 "검찰에서 고검장까지 승진한 검사출신들은 조직이기주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외부에서 검찰총장을 임명해 조직 전체의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검찰청법 제27조(검찰총장의 임명자격) 검찰총장은 15년 이상 다음 각 호의 직위에 재직하였던 사람 중에서 임명한다.
1.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
2.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국·공영기업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또는 그 밖의 법인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
3.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는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 변호사와 김경수 변호사, 검찰내부에서는 문무일 부산고검장과 김희관 법무연수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혹시 임은정 검사가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그런 입장인가?

= 그건 아니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데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임 검사는 "어떤 분들은 제가 검찰 개혁을 막을려고 하는 전사로 활약할까봐 걱정을 하던데 그건 절대로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저는 검찰이 자정능력이 없는 걸 인정하니까 공수처 도입 등 검찰의 권한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외부의 의지만으로 검찰을 싹 바꿀수는 없는 것 아니냐? 내부에서도 해야 하는데, 검찰에 대한 애정이 없이 증오만으로 하려고 한다면 내부 반발도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저와 많은 검찰 내부인사들은 (검찰이) 자정능력이 없는 걸 알고 있으니까 개혁에 대해서 반발은 안 할 것"이라면서 "안에서의 말들에 대해 색안경 끼고 보지 말고 부작용에 대해 사심없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니까 그냥 액면 그대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임은정 검사 (사진=임은정 검사 제공)

 

▶ 검찰 개혁에 공감하지만 내부의 의견도 존중해 달라는 건가?

=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하향식 개혁이 아닌 검찰내부와 함께하는 개혁이 되도록 해달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임 검사는 "'인치'를 통한 일시적인 개혁이 아니라 제도를 통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금 정부에서 손해(?)를 감수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대선개인 의혹사건'을 두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고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도 못하게 하는 논란이 일었는데 그게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서면으로 하도록 명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 검사는 "참여정부 당시 검찰개혁이 화두였을때 '법무부 장관은 서면으로 검찰총장을 지휘하도록 하고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명시하자'는 내용이 핵심이었다"면서 "천정배 법무장관과 김종빈 검찰총장이 '강정구 교수 수사'를 둘러싸고 부딪히면서 불발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 때 그게 명시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이 채동욱 검찰총장의 수사에 간섭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검사는 '검찰개혁은 제도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예를 들어서 '우병우 사단'으로 대표되는 '정치검사'들을 단죄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걸 제도와 절차에 따라서 해야지 인치를 통해 사람만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개혁의 추동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검사들을 설득하고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개혁을 하자면서 비용만 더 들어가고 갈등만 증폭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페이스북에 "우리 검찰을 '대통령을 위한 검찰',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검찰'로 바로세울 의지와 선한 지혜를 가진 분(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오셨으면 좋겠다"면서 "정치검찰의 오욕은 출세의 대가를 받은 일부 정치검사들를 제외한 대부분의 검찰 구성원에게도 너무나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워 벗어던지고 싶은 형구"라고 강조했다.

▶ 임은정 검사가 왜 전국 수석평검사가 되는 거냐?

= 임은정 검사는 사법시험 40회 사법연수원 30기인데 동기들은 대부분 2015년 부부장검사로 승진했다. 2016년에 30는 30기 일부와 31기 대부분이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임 검사는 '도가니 검사'로도 불리는데 광주지검 근무당시 광주인화학교 청각장애아 성폭행 사건 공판 당시의 경험과 심경을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것이 기사화 됐기 때문이다.

임 검사가 유명해진건 2012년 검찰의 '백지구형'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법무부의 징계를 받았지만 소송을 통해 징계무효 판결을 받으면서다. 그 이후 검찰내부게시판이나 페이스북에 검찰내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 가고 있다.

임 검사는 지난 3월에도 검찰 내부망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 글을 게재했다. 임 검사는 "검찰은 지난 몇 년간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수사 결과를 매번 도출한다는 비난을 줄기차게 받아왔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러한 비난에 근거가 있음을 고통스럽게 확인하고 있다"면서 "수사 대상인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등이 현직에 있는 한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뇌부에 원죄가 있기 때문에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특별 검사로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