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장제원·황영철·권성동 등 13명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주자 지지선언 및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탈당 후 자유한국당 복당 등 홍준표 후보 중심의 범보수 결집이 본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에 '비상등'이 켜졌다.
문 후보 측은 이를 대선 종반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공략에 팔을 걷어 부친 모양새다.
우상호 원내대표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숨겨진 보수가 총결집하면 결과를 알 수 없는 판으로 바뀐다"며 "종반전 최고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우 원내대표는 이어 "호남에서의 절대적 우세가 굳어져 가는 흐름을 확인했지만 (보수색이 강한) 충청과 강원,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농촌지역에서는 관망세가 두텁다"며 "(문 후보 우세의) 여론조사 추이만 보고 (대선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을 열고 현 상황을 "부패기득권 세력의 결집"으로 규정하고 "'촛불 대선'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저희들이 긴장하고 더욱더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재결집에 대한 대응책으로 문 후보 측은 '문재인 대세론' 속 정의당 심상정 후보 쪽으로 옮겨간 '진보진영 소신투표 유권자' 재결집과 사전투표 독려운동 등을 통해 '집토끼' 집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 원내대표는 "문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 개혁동력을 만들어 달라. 이번에는 정권교체에 집중해주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며 "정의당에 대한 지지는 다음 선거에 해도 괜찮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문 후보 측은 이와 함께 주요 지지층인 청년들을 상대로 '1000만 사전투표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최대한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 후보가 직접 사전투표 홍보 동영상에 출연해 "문재인을 지지해달라고 한 사람 더 설득해 달라"고 호소하는가 하면 사전 투표 이틀 전인 2일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던 214만명에게 문 후보 이름으로 문자를 보내 투표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에서 관망세로 돌아선 부동층 공략도 부심중이다. 문 후보 측은 바른정당 의원들이 홍 후보와 면담을 하며 보수 재결집 움직임이 본격화된 1일부터 필수 인력을 제외한 선대본부 전원을 현장에 투입해 바닥민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박정 중앙선대본부 총괄부본부장은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현장에 투입한다는 것은 당원들이 국민들을 직접 만나 뵙고 '내 삶을 바꾸는 공약'을 설명 드리고 가짜뉴스 등에 대해 설명 드리고 지지를 끌어내라는 취지"라며 "특히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60대 이상 어르신들과 20대 남성들에게 집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 미세한 바람에도 민심이 출렁일 수 있는 만큼 경계수위도 높일 예정이다. 박 부본부장은 "국민들을 만날 때 좀 더 겸손하고 마음에 와 닿게 이야기를 하고, 좀 더 경각심을 갖고 발언하도록 지침이 내려갔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도 국회의원들에게 "후보의 메시지와 다르게 해석되거나 개인 의견인 발언들은 주의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말실수 경계령'을 내려 보냈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기간(5월 3~9일) 직전 이뤄진 보수 대결집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선대위 송영길 총괄본부장 (사진=블로그 캡처)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헌정농단 세력의 뿌리가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왜 문재인 후보가 '진짜 정권교체'를 말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가 주장한 국민의당·정의당과의 '개혁연정'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이 더 높아지고 '정권교체는 이미 됐다'고 여유 있게 판단해 안철수·심상정 후보로 옮겨갔던 야권 지지자들이 더 위기의식을 느끼고 더 결집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보수결집이 문 후보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 역시 "여론조사결과 공표금지기간 직전 우리 후보가 20%씩 앞서면 우리 지지자들이 긴장을 덜하게 되서 투표를 안 하고 놀러가거나 심상정 후보로 투표하게 된다"며 "우려하던 바이지만 '깜깜이 대선' 전 결집 움직임을 '약'으로 삼고 야권 지지층이 긴장하고 결집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