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축소·은폐하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재판 첫 준비절차가 1일 시작됐다.
우 전 수석은 이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공판 기일과 달리 피고인은 준비기일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우 전 수석 측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두 차례 기각된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구속의 부당성을 주장했던 만큼 치열한 법리 다툼이 있을 것으로 재판부도 예상했지만, 우 전 수석 측은 사건 기록을 검찰로부터
모두 열람 복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의견 표명은 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기록 1만여쪽을 변호인 측이 열람 복사하는 시간 등을 고려해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2차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연 뒤 공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이 드러났지만 직무감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진상은폐에 가담해 민정수석으로서의 직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자신에 대한 감찰개시에 불만을 품고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에게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등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국회 청문회에서 세월호 수사팀의 해경 압수수색에 개입해놓고도 "단순히 상황파악만 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도 받는다.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감사준비 압박, 문체부 국·과장 6명과 감사담당관 인사 조치, CJ에 대한 공정위 조사결과 등에 있어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그러나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의 횡령·배임 혐의와 화성땅 차명보유 의혹 등 개인 비리는 무혐의 처분했다. 우 전 수석의 아내와 장모 등만 불구속 기소했을 뿐이다.
세월호 참사 해경 부실 대응 수사에 대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당시 우 전 수석이 수사검사에게 전화해 압수수색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현한 것은 사실"이라고 검찰은 밝히면서도, 결국 압수수색이 이뤄져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