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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 훼방도 류현진 '최고 역투'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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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괴물' 류현진(30 · LA 다저스)이 확실하게 부활했다. 그동안 빈약한 득점 지원의 불운에도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5경기 만에 승리 요건을 갖췄다.

류현진은 1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냈다. 안타 3개, 볼넷 3개로 1점만 내주는 역투를 펼쳤다.

2-1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후속 투수가 리드를 지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그동안 류현진은 4번의 등판에서 0.84의 빈약한 득점 지원 속에 4패를 안았다. 특히 지난달 25일 샌프란시스코와 원정에서는 6이닝 1실점 쾌투에도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도 득점 지원은 많지는 않았다. 여기에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의 훼방까지 더해 류현진은 초반 힘겨운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여전히 득점 지원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리드를 안겨줬다. 류현진은 홈 팬들의 열띤 응원 속에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화답했다. 평균 자책점을 4.64에서 4.05까지 낮췄다.

'베이브 류스'의 면모도 보였다. 2회 볼넷, 4회 안타를 때려내며 만만치 않은 타격 솜씨도 과시했다. 시즌 타율은 2할8푼6리(7타수 2안타).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류현진은 불운 속에 선취점을 내줬다. 류현진의 2구째 시속 89마일(약 143km)을 때린 첫 타자 세자르 에르난데스의 타구는 우익수 깊숙한 곳으로 흘렀다. 야시엘 푸이그가 달려가 잡는 듯싶었지만 공은 글러브에서 들어간 뒤 흘렀다. 실책성 수비였지만 기록상 3루타가 됐다.

LA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자료사진=노컷뉴스 DB)

 

이후 류현진은 프레디 갈비스에게 체인지업을 얻어맞아 우중간 안타를 내줬다.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아 선실점했다. 3번 타자 대니얼 나바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줘 무사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4번 타자 마이켈 프랑코를 절묘한 79마일(약 127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아론 알테르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후속 마이클 손더스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8마일(약 125km) 체인지업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다저스 타선은 전날 대역전승을 거둔 상승세를 몰아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1회말 선두 앤드류 톨레스와 9회말 3타자 연속 홈런의 주인공 코디 벨링저, 저스틴 터너의 3연속 안타로 간단히 1-1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4번 타자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삼진, 푸이그가 병살타로 물러나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타선 지원이 부족해 고전했던 류현진에게는 충분했다. 안정을 찾은 류현진은 2회 땅볼 2개와 삼진 1개로 간단하게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골고루 결정구로 썼다.

타선 지원은 이어졌다. 2회말 1사에서 크리스 테일러가 피베타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첫 리드를 안긴 한방이었다. 이후 류현진은 키케 에르난데스의 2루타 이후 볼넷을 얻어냈다. 피베타의 견제 악송구로 1사 1, 3루 기회가 이어졌지만 톨레스가 삼진, 벨링저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추가 지원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은 그러나 든든했다. 3회 에르난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갈비스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1회 내준 3루타와 적시타를 설욕했다. 나바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류현진은 4번 프랑코를 다시 삼진 처리했다. 이번에는 79.4마일(약 128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4회 위력은 더욱 커졌다. 류현진은 알테르를 2루 뜬공으로 요리한 뒤 손더스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풀카운트 끝에 시속 147km 투심 패스트볼로 손더스를 얼렸다. 토미 조셉 역시 삼진 처리했다. 이번에는 117km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마운드에서 호투하자 타격도 살아났다. 류현진은 1사에서 피베타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슬라이더를 잘 받아쳤다. 그러나 후속 툴레스의 1루수 땅볼로 2루에서 아웃됐다. 류현진은 슬라이딩까지 했지만 병살타를 막지 못했다.

4회 주루의 여파였을까. 숨도 고르지 못하고 5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8번 타자 카메론 러프에게 좌선상 2루타를 내줬다. 무사에서 득점권 위기를 맞은 것. 그러나 류현진은 다저스 내야진과 기민한 플레이로 주자를 없앴다. 상대가 투수 피베타에게 번트를 시키는 가운데 2구째 볼 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의 번개같은 송구에 러프가 횡사한 것. 부담을 던 류현진은 피베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에르난데스를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가 최대 고비였다. 류현진은 선두 타자 갈비스와 9구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투구수 89개째. 그러나 류현진은 나바를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류현진은 홈 팬들의 박수 속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세르히오 로모에게 공을 넘겼다.

로모는 후속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류현진의 승리 요건을 지켜줬다. 결국 다저스는 6회 툴레스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5-3으로 이겨 류현진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날 푸이그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잔루는 5개로 팀에서 가장 많았다. 푸이그의 부진도 막지 못한 류현진의 올 시즌 최고 역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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