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세타2 엔진결함 문제를 공익제보했다가 해고된 직원이 형사처벌의 위기에 놓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5일 김 모(55) 전 현대차 부장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은 최근 1~2년 동안 공익제보와 관련된 자료 외 자동차 엔진 관련 자료 등 현대차 내부 자료를 개인 이메일 등으로 유출해 자택 내 컴퓨터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현대차가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검찰에 고소한 사건을 이첩 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2월 김 전 부장 자택을 압수수색해 컴퓨터에서 현대차 내부 자료를 찾아냈다.
경찰은 김 전 부장이 공익제보와 관련된 자료 외 다른 내용의 자료까지 유출한 것은 현행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익신고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익 제보와 관련된 내부 자료 유출과 관련해서는 수사대상에서 제외하고, 범죄 혐의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김 전 부장은 경찰조사에서 공익제보를 위한 자료 외 다른 자료를 가지고 나온 부분에 대해 시인했으며, 참고용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중립적 입장에서 법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 아직 검찰의 지휘가 남아 있어 기소의견으로 결론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여러 방면으로 이슈화 되는 사건인 만큼 추이를 지켜보며 필요한 사항들을 보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부장은 지난해 현대차가 엔진결함 등 32건의 품질문제에 대한 결함을 인지하고도 리콜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국토교통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등에 신고하고, 언론에 제보했다.
이후 김 전 부장은 사내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 됐고, 현대차는 김 전 부장을 고소했다.
김 전 부장의 해임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으나, 현대차는 서울행정법원에 권익위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이달 초 현대차 핵심 차종에 들어가는 엔진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돼 대규모 리콜에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