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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창군절, 화력시범 외 잠잠…美·中 압박에 수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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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화력도 위협적임을 과시하며 핵·미사일 도발 시기 저울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조선중앙TV)

 

미국과 중국의 고강도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위협적 언사를 쏟아내던 북한이 25일 창군절을 맞았음에도 뚜렷한 이상징후 없이 비교적 평온한 모습이다.

하지만 오는 28일 유엔 안보리 북핵 특별회의가 예정돼있고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대형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한반도 긴장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을 맞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대규모의 화력훈련을 벌였다.

북한군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참관 아래 장사정포 등 300∼400문을 투입해 포 사격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장사정포는 남한의 수도권을 사정권에 두는 위협적인 무기다. 북한이 90년대부터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위협해온 전술적 근거다.

비록 대규모 무력시위 성격을 띠고는 있지만 재래식 화력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여러 포석을 염두에 둔 채 나름대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래식 무기로도 언제든지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환기시키면서 '소나기는 피해가자는 식'으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일단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은 물론 핵실험에 부정적인 중국이 미국과 공조해 실제 강력한 대북 압박 행동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북한으로서는 큰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4일 평양에서 열린 창군일 중앙보고대회에서도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을 무자비하게 두들겨 팰 우리 식의 초정밀 타격수단을 이미 실전 배치해 놓고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또 일본과 괌 등에 있는 미군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핵공격 수단들을 발사 대기시킨 것은 물론 미군이 도발할 경우 칼빈슨호를 수장시키겠다며 연일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말폭탄'을 쏟아내는데 그친 것은 미·중의 고강도 대북압박이 유효하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이 못하면 미국이 한다'거나 '우리에게는 무적함대가 있다' 며 군사력을 과시해왔고 중국도 경거망동하지 말라며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왔다.

중국은 이날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며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은 북한이 이번 군 창건 기념일을 전후로 대형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칼빈슨 항모전단을 다시 한반도 해역에 배치해 이달 말 우리 해군과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서해에서는 이미 이날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주변 압박이 느슨해진 틈을 이용해 허를 찌르는 기습 도발을 감행해온 점을 고려할 때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이미 기술적으로 성공했다고 주장해온 핵실험을 계속 해야할 필요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시험 도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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