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17일 오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인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출정식 전 기념탑에 헌화 후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바른정당이 '대선후보 사퇴론'으로 혼란기에 접어들면서 탈당 후 합류인사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자유한국당 핵심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해당 인사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당사자들이나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한국당이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루머'에 불과하다는 반박이 나온다. 한국당도 후보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마지막 카드로 '바른정당 분열책'을 꺼내들었다는 논리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을 전제로 한국당과 접촉 중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투표용지 인쇄 직전인 오는 29일 쯤 바른정당이 한 번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홍준표 후보가 지지율 15%를 넘기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0%대로 가면 바른정당은 국민의당 쪽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당에 가봐야 호남 당인데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바른정당 의원 다수가 한국당으로의 탈당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홍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면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른정당 의원) 7~8명이 한국당 복당을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바른정당 의원들은 한국당 내 탄핵찬성파와 물밑에서 접촉하며 단일화 등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탈당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국당 쪽에서 '탈당 인사'로 거론되는 바른정당의 영남권 4선 의원은 통화에서 "(탈당은) 천만의 말씀이다. 홍 후보 측에서 급하니까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보수후보 단일화에 응답할 의원들이 좀 있긴 하다"고 했다. 유승민 후보 사퇴나 단일화를 요구 중인 또 다른 의원들도 "(탈당) 가능성은 낮다", "한국당에서 흘리는 얘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이 전략적으로 '탈당설'을 유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한 의원은 "한국당 자체 조사에서 홍 후보와 유 후보가 단일화를 시도할 경우 홍 후보가 진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결국 바른정당 내 위기심리를 부추겨 당을 깨뜨리고, 보수 적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실제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한 명만 나와도 바른정당은 판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 명분이 없다는 점도 바른정당 의원들의 반박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물밑접촉을 하는 의원들이 친박 이중징계나 박 전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후보가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이상 기류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당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또 다른 바른정당 충청권 3선 의원은 "지금 (탈당을)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며 "유 후보가 향후 의원총회에서 모인 중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가운데 바른정당 의원 16명은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에게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자고 요구했다. 별다른 변수없이 의총이 열리게 되면 후보 사퇴나 단일화가 공론화 돼 대선구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유승민 후보는 "후보로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고 있고, 지금 그런데 응할 이유가 없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