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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건설협회장 "차기대권, 누가되든 도시재생사업 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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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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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가 경기 침체 속에서도 그마나 2.8%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데는 건설업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지난 93년 이후 가장 높은 건설 투자로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건설업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갈수록 감소하는데다 주택 경기도 미국의 금리 인상과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건설 수요를 새롭게 창출하는 문제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CBS 노컷뉴스는 200만 건설인을 대표하는 대한건설협회 유주현 신임 회장(64세)을 지난 11일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만나 향후 포부를 들어봤다.

유주현 회장은 19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건설업계의 고충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유력 대선주자들에게 간곡한 부탁을 했다.

유 회장은 "SOC 투자는 예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데 공공공사 낙찰률까지 떨어지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뭐가 남겠는가?"라며 "80% 안팎으로 하락한 낙찰률을 앞으로 10%는 더 올려 건설사에게 적정공사비를 확보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3년 임기 내 반드시 하고 싶은 과제가 바로 적정공사비 확보"라고 밝혔다.

유 회장은 유력 대선 후보들에게 건설업계의 건의사항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앞으로 (한국경제와 건설업계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제대로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특히 전국의 노후 인프라 시설을 모두 조사해 개선 공사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중견건설사 대표이사 출신인 만큼) 아무래도 중소업체에 더 배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유 회장은 "올해가 건설의 날 70주년이고, 43차 이포카(아시아·서태평양 지역 건설협회 국제연합회) 회의가 열리는데, 두 행사를 모두 주관하게 돼 운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다음은 유주현 회장과의 일문 일답

▶ 지난 3월 2일 대한건설협회장에 취임하고 난 뒤 한 달 보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임기가 3년인데 임기 내에 이것 하나만은 꼭 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적정공사비의 확보입니다. 이것 하나만은 임기 3년 안에 꼭 해놓고 싶습니다. 공공공사 낙찰률이 80%도 안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낙찰률을 10% 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입니다. 현재 낙찰제도는 적격심사제, 종합심사낙찰제, 기술형 입찰제, 시공책임형 건설관리(CM), 턴키(turn key) 방식 등 여러 종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전부 점수 내는 법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과도한 것도 있고 가격 위주로 제도를 만들어 놓은 것도 있습니다. 도대체 가격이 내려가지 않으면 낙찰이 되지 않도록 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부분을 계속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앞서서 개선해주지 않으면 건설업계가 너무 힘이 듭니다. 과거에 최저입찰제를 20년 가까이 했습니다. 협회가 계속 건의를 해서 이걸 겨우 폐지했는데 이후 현실은 바뀐 게 별로 없습니다.

▶ 대한건설협회장으로 업무를 보시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현 시점에서 쉽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은 없습니까?

=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예상은 했지만 제도 개선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한 번 얘기해서 착착 되지 않으니 그런 게 답답합니다. 빨리 뭔가 이뤄보고 싶은데 그런 것이 한계라고 할까 그렇습니다. 현재 건설업계는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등의 분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동안 공동 과제를 갖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약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다 같이 협업해서 건의하고 계속 얘기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열심히 다니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디 가서 큰 소리 칠 데가 별로 없습니다. 가서 무조건 해달라고 할 겁니다.

▶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 등 야당의 두 후보가 약진하는 상황입니다. 두 후보 중 한 분이 결국 대통령에 당선될 텐데 건설업계의 고충을 알까 모르겠습니다.

=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는 있습니다. 대선 후보에 건의할 사항을 정리했습니다. 건의 사항은 수 십 가지가 되는데 너무 많으면 혼란스러우니 너 댓 가지 큰 것을 중심으로 준비했습니다. 적정공사비 확보 방안, 노후 인프라 시설 개선 공사라든가 도시재생사업이라든가 생활밀착형 SOC(사회간접시설) 건설 물량을 늘려 달라 이런 것들입니다. 그리고 선거 이후에 대통령 당선자가 나오면 만나주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건설협회가 어쨌든 경제단체 중 상당히 비중이 있는 단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만날 기회가 생기면 이런 건의를 적극 할 계획입니다.

▶ 새로운 건설 수요를 창출하는 문제는 사실 대한건설협회장 선거 공약으로도 제시한 것이죠?

그렇습니다. SOC 투자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최고 50조원까지 갔다가 지금은 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20조원 내외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새로운 건설 물량을 발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노후 인프라 시설공사, 도시재생사업, 생활밀착형 SOC 건설의 구체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후시설 개선공사 방안을 용역도 주고 해서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노후 인프라 시설을 모두 조사해서 개선 방안을 법제화할 계획입니다. 우리가 자료를 제공해서 국회 건교위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법제화에 따라 공사를 해야 할 노후 시설에는) 종합건설업의 물량도 있지만 전문건설업 영역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업무영역이 윈윈하는 사업이 아닐까 합니다.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도시재생 사업은 마침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얼마 전에 언급을 했습니다. 저희들로서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그런 것이 활성화된다면 우리에게는 좋은 호재인 것 같습니다. 1년에 10조 5년 동안 50조 투자 계획을 언급했는데요. 문 후보가 발표한 10조원은 기본적인 설계비 라든가 이런 쪽이지 공사비 개념으로 얘기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사는 시공사와 시행사가 해야 하는데 금융도 일으키고 해서 실제로는 공사비까지 포함하면 아마 50조원이상이 될 것입니다. 보통 조사비용과 설계 비용 등등은 전체 비용의 10% 정도 잡는데, 그렇다면 1년에 100조원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건 그냥 제 생각입니다. 공사비 이런 쪽에 4,50조원 정도는 충분히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크게 봐서 건설업계의 수요를 늘리는 것인데, 대형건설사는 그렇다고 하고 중소 건설사가 할 수 있는 물량은 어떻습니까?

= 사실 앞서 말씀드린 노후 인프라 시설 개선 공사와 도시재생 사업이 그런 것입니다. 지금도 도시 재생 사업 중에는 소규모 블록으로 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돼 있습니다. 활성화가 되지 않아서 그렇지만요. 그런 부분 중에 중소 건설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좀 더 연구해서 당국에 건의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에 사시는 분과 얘기가 잘되어야 하니까 그런 분들에게 홍보도 하고 하려고 합니다. 지금 문재인 후보가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그런 중소 규모 위주로 도시재생 사업을 많이 하자는 얘기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대환영입니다. 중소규모도 중소규모이지만 대형건설사가 할 것도 있으니 나눠서 하면 됩니다. 중소업체들은 대부분이 공공물량에 거의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SOC 투자와 낙찰률 얘기를 한 것입니다. SOC 투자는 줄어드는데 낙찰률까지 떨어지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뭐 남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국내 건설업계를 주도하는 것은 대형건설사인데, 회장님은 대형건설사만이 아니라 중소 건설사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 그럼요 신경을 써야죠. 그렇다고 대형건설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어쨌든 제가 아무래도 중소업체 출신이니 중소업체에 아무래도 더 배려를 하고 싶습니다.

▶ 아파트 분양을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이 중도금 대출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중단했습니다. 소비자는 물론 건설사들도 매우 힘이 든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 이미 분양한 것은 당연히 집단대출을 계속 해줘야 합니다. 신규분양은 그렇다고 해도 기존에 하는 것은 해주고, 도시재생 이 쪽도 계속 해줘야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도시재생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신규 (택지지구) 물량은 거의 한계에 왔다고 보고 있는 것이고 도시재생은 아무래도 새로운 주거 공간을 요구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옛날에 지어놓은 것은 많이 노후화되고 불편하고 그렇습니다. 주차장이라든가 내부 인테리어라든가 여러 부분에서 좀 더 좋은 주거환경을 원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도시재생 사업은 꼭 해야 합니다. 도시미화를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 어느 후보라도 향후 방향은 도시 재생사업이다, 이런 얘기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이죠?

= 그렇습니다. 방향은 그렇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중소 건설사가 다 그쪽 물량을 바라보고 있으니 앞으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도 도시정비 사업을 잘 해야 합니다. 협회에서도 건의를 계속 할 것입니다. 물량은 이제 그쪽 밖에 없습니다.

▶ 도시재생 사업의 핵심 중 하나가 재건축 사업인데, 압구정동 등 서울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의 층고를 35층으로 하느냐 50층으로 하느냐,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기간을 연장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 아파트 층고 문제는 당국이 허용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왜 해주지 않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용적률에 관계가 없으면 마땅히 해줘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 사는 지역은 그런 지역대로 해주고 도시재생 대상지역은 또 그 쪽 대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으로 주민들이 자기 동네에 돈 내서 하겠다는데 층고 제한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연구해서 건의할 것이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만날 겁니다.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조치도 더 연장되어야 합니다. 지금 건설경기가 다 죽어 가는 중입니다.

▶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안보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앞으로 북한 문제를 풀면 그야 말로 새로운 건설시장의 창출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북한 건설은 앞으로 대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많이 기대했는데 현재 상황이 이래서 아쉽습니다. 북한은 정말 인프라를 전부 다시 건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참여할 길이 열리면 몇 십 년은 먹고 살 수 있는 물량입니다. 독일 건설업계가 통일 이후 거의 30년 동안 호황을 누렸습니다. 우리 협회에서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이 되면 어떻게 수주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동독은 회사는 아니지만 인프라 건설을 위한 기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독 회사들이 그런 기관과 같이 컨소시엄을 했다고 하니, 아마 우리도 그런 형태로 가야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도 회사는 아니지만 그런 기관이 있을 겁니다. 그런 기관과 긴밀히 접촉을 해서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 오는 5월 협회가 서울에서 주최할 이포카(IFAWPCA: 아시아·서태평양 지역 건설협회 국제연합회) 대회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죠?

= 올해가 건설의 날 70주년입니다. 또 43차 이포카 행사도 주최를 해야 합니다.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이 대한건설협회장으로 있을 때인 97년에 우리나라에서 이포카 회의를 주최했습니다. 마침 그때부터 제가 대한건설협회에서 대의원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큽니다. 97년은 IMF로 막 어려울 때인데 잘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잘 해야죠. 저에게는 영광입니다. 영예로운 일입니다. 각별합니다. 건설의 날 70주년이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면 제가 운이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두 행사를 다 주관하게 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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