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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레알?] "홍준표의 '보궐선거 없다' 주장은 헌법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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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사퇴 지연 행위'를 '헌법 파괴'로 규정하고 맹비난했다. 홍 후보가 사퇴시기를 늦추는 '꼼수'로 도지사 보궐선거를 방해해 도민의 참정권을 침해한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회견문에서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맹세하는 대통령의 제1책무는 헌법수호"라며 "제2당의 대선후보가 되고서도, '도지사 보궐선거 없다'는 홍 지사의 주장은 꼼수를 넘어 헌법을 부정하는 언행, 헌법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홍 지사가 끝내 헌법파괴식 도지사 사퇴 행위를 강행할 경우, '대통령후보 자격정지 가처분' 등 필요한 모든 법적·정치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장의 핵심인 '홍 후보의 보궐선거 거부'는 '팩트'다. 홍 후보는 "도지사 보궐선거를 하면 시장·군수·도의원 줄사퇴가 이어진다. 줄사퇴한 지방선거를 다 하려면 300억원이 든다. 도지사 보궐선거는 없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적극적 의사 표명을 했다.

다만 홍 후보의 '헌법 파괴' 지적에는 법리적 한계가 있다. "홍 후보가 법률을 자의적으로, 위헌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이 제기되나 혐의를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픽=강인경 디자이너

 

우리 헌법상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참정권(선거권·공무담임권)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참정권 행사의 근거가 돼야하는 법률에 체계적 허점이 있어 홍 후보만 탓하기 어렵다. '대선에 나가려면 도지사를 새로 뽑으라'거나 '새 도지사를 뽑지 않으려면 대선 출마를 말라'는 요구를 홍 후보가 회피할 수 있는 '구멍'이 있다.

홍 후보는 구체적으로 "도지사직 사퇴는 4월 9일에 할 것"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5·9 대선, 이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의 공직자 사퇴시한(선거 전 30일)이 4월 9일 자정이다. 홍 후보가 일요일인 오는 9일 사퇴하면 본인은 대선에 출마할 수 있지만, 평일인 10일 이후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사임 통보 등 행정 절차가 이뤄지기 때문에 도지사 보선은 치를 수 없다.

공직선거법상 '사직원이 접수된 때에 그 직을 그만 둔 것으로 본다'(제53조4항)고 돼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보궐선거 실시사유는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사유를 통지받은 날'(제35조5항2호)에나 확정되기 때문이다.

사직원(사임통지) 접수 의무가 있는 경남도의회 의장이 '부지런하게' 업무처리에 나서는 경우를 상정할 수도 있으나, 홍 후보와 같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어서 가능성이 희박하다. 경남도의회는 전체 53석 중 자유한국당 의석이 37석으로 70%에 육박한다.

물론 지방자치법상 홍 후보의 사직원은 '사임일 10일 전까지'(시행령 제65조1항)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홍 후보의 '꼼수 사퇴'를 문책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같은 조항)는 단서 탓에 반박이 나올 수 있다.

홍 후보가 '선거를 막기 위해 공직사퇴를 늦추겠다'고 적극적 방해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이를 제지하거나 문책할 법적 수단이 분명치 않은 셈이다. 형법상 선거방해죄(제128조)도 검찰·경찰·군대의 행위에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로 불거진 정치적 혼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야권을 중심으로 관련법 개정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홍 후보의 '꼼수'에 대한 명확한 법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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