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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文 첫 관문 보수단일화 '친박청산' 벽에 부딪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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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뺄셈정치 말고 친박 껴안자” VS 유승민 “대통령 자격 없는 자와 단일화 불가”

반(反) 민주당 연대를 꾸리기 위한 첫 관문인 보수 단일화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구조적으로 접점을 찾기 힘든 자유한국당의 ‘진박(眞朴) 청산’ 문제가 협상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유력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한 ‘불복’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 지사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사퇴로 바통을 이어받은 친박 청산에 대해서도 사실상 ‘불가’ 의사를 피력했다.

이런 와중에 보수후보 단일화 협상 대상인 바른정당은 친박계 의원들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인적 청산 수위를 오히려 높였다. 게다가 대통령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자강론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단일화 불발시 완주한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 인명진 찍어낸 친박 “플러스(+) 정치 필요”

홍준표 경남지사.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인 위원장이 오는 31일 퇴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당내 반응은 “당연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인 위원장이 친박 청산을 완료했기 때문에 비상체제를 마무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당권이 원래 주인들의 손으로 돌아갔다는 속내가 읽힌다.

인 위원장 사퇴의 계기가 된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무공천 번복에 대해 “지역주의의 한계”를 거론한 것이 그런 대목이다. 당초 인 위원장은 국정농단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했던 김재원 전 의원 공천에 반대했지만, 대구‧경북(TK) 의원들이 반기를 들면서 관철하지 못했다.

인 위원장이 지역주의를 인정했다는 얘기는 당의 텃밭인 TK 민심에 따랐다는 것과 같다. TK는 친박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친박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은 홍 지사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탄핵 불복 세력을 외면하기엔 홍 지사 역시 당 안팎의 지지기반이 미약하다.

홍 지사가 29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잡범들에게 하는 훈계문에 불과했다. 대통령을 탄핵하는 판결문은 아니었다”라며 사실상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입장을 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한국당의 친박 일부를 걸러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대선에는 지게작대기도 필요하다. 뺄셈의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되받았다.

‘플러스 정치’ 필요성을 언급한 대목은 홍 지사가 친박계의 요구조건을 수용했음을 의미한다. 친박계는 홍 지사에게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바른정당을 포용하는 대신 서청원, 최경환 등 핵심 의원들의 출당을 막아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바른정당, 연대 조건 까다롭게…“친박, 총선 불출마해야”

유승민 의원. 자료사진

 

친박계의 재(再)결집 분위기를 감지한 바른정당은 더욱 세게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단일화의 요구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했다.

유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을 향해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하면서 권력을 누렸던 사람들은 당연히 인적 청산이 돼야 한다”며 조건부 단일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정치적 멘토인 이회창 전 총리로부터 “탁류 속에서 깃발을 들라”는 조언을 듣는 등 ‘보수단일화’에서 ‘대선완주’로 기조를 급전환했다.

측근들도 자강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혜훈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박 청산’의 기준에 대해 “제 생각은 탈당인데 그게 어렵다면 다음 총선에 못 나올만한 실질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당원권 정지 조치 정도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이 ‘인명진 체제’에서 받은 징계인 당원권 정지 1~3년만으론 2020년 총선 출마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간을 더 길게 설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홍 지사에 대해서도 “(탄핵) 불복 세력인 ‘삼박(삼성동 진박)’을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친박 청산 문제로 부딪히면서 홍 지사와 유 의원 간 설전에도 불이 붙을 조짐이다.

유 의원이 먼저 “출마를 당초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3심 판결을 앞둔 홍 지사의 출마 자격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홍 지사는 “대구사람들은 살인범은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 못한다”며 유 의원에게 역공을 폈다.

그러나 양측의 이 같은 대결 구도로 볼 때 단일화 가능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놓고 적통 경쟁이 시작된 만큼 끝을 보기 위해서라도 양측이 단일화 경선을 통해 한 판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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