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단종된 갤럭시노트7을 리퍼폰(Refurbished)으로 재판매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27일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그동안 회수된 갤럭시 노트7의 재활용과 폐기에 대해 세 가지 친환경 처리 원칙을 정했다며 ▲리퍼비시폰(refurbished phone)으로 판매, 대여폰 등으로 활용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을 추출해 판매, 활용 ▲금속 물질을 추출하는 등 친환경적 처리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우선 리퍼비시폰의 경우, 원칙은 수립했지만 국가별 규제 당국(안전)과 통신사업자 간 협의가 필요하고 시장 수요를 고려해 판매 시장과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부품 재활용의 경우에는 재사용이 가능한 반도체와 카메라 모듈 등을 추출하는 전문업체를 통해 테스트용 시료 제작 등의 용도로 판매하거나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물질 재활용의 경우에도 희귀 금속인 구리·니켈·금·은 등을 추출한 후 친환경 재활용 업체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라며 EU 정부에서 주관하는 새로운 친환경 처리 방식 연구와 테스트 등의 공공 목적 과제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은 한국과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약 350만대를 출하해 이중 90%를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수량까지 합치면 약 430만대에 달한다.
그동안 갤럭시노트7 단순 폐기에 반대해온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재활용 및 친환경 처리 원칙을 발표했다"며 "갤럭시노트7 430만대를 단순 폐기하는 대신 환경 친화적으로 재활용하라는 전 세계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환영입장을 밝혔다.
그린피스는 독일의 환경 영향성 조사기관인 OEKO 인스티튜트(OEKO Institute)의 조사결과 430만대의 갤럭시노트7에 금 100㎏, 은 1000㎏, 코발트 2만㎏, 팔라듐 20~60㎏, 텅스텐 1000㎏ 분량의 귀금속 및 희소 금속이 사용됐다며 재활용 방안을 촉구해왔다. 캠페인은 '갤럭시를 구하라'였다.
갤럭시노트7 리퍼폰 판매도 제한적이지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최대 판매처인 미국에서는 발매가 불가능하고 다른 국가에 팔리더라도 갤럭시노트7과 다른 이름으로 팔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은 "이름과 기술 사양, 가격대를 포함한 제품 세부 정보는 리퍼 제품이 출시되면 발표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 노트7 (사진=윤창원 기자)
삼성에서 발매된 리퍼비시폰의 경우 1년간 품질보증을 제공하고 신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된다. 2015년 출시된 갤럭시S6 엣지의 경우 정상가격은 672달러였지만 현재 223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 티지스(Creative Strategies)의 애널리스트 팀 바자린(Tim Bajarin)은 US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문제의 갤럭시노트7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전환 할 것인지는 의문 스럽다"면서도 "문제를 해결했다면 팔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르면 오는 7월 이후에 재판매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가격은 최종 사양에 따라 정상가의 50~7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바자린은 아프리카 및 남아메리카 국가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리퍼폰이 판매될 가능성이 있지만, 주력 시장인 미국이나 한국에서 재판매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갤럭시노트7의 발화·폭발 원인은 삼성 자체 조사결과 1차 리콜 SDI 제조 배터리의 경우 오른쪽 상단 모서리의 찌그러짐으로 장치가 단락 될 확률이 높았고, 2차 리콜 일본계 중국업체 ATL의 배터리는 양극 탭의 돌기가 발생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조사결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극탭의 높은 돌기, 절연테이프 부착 불량 등 배터리 제조공정 불량이 발생한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