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는 순간을 직접 지켜봐야죠. 인양 시도가 취소돼 헛걸음하더라도 우리 가족들은 미리 진도로 내려가 인양에 대비할 겁니다." 정부가 22일 오전 6시 기상 상황을 본 뒤 세월호 시험인양에 들어가고, 기상 여건에 따라서는 곧바로 본 인양까지 시도한다는 방침을 세우자 세월호 유족들은 다시 진도로 향한다.
정부가 19일 예고했던 인양작업이 취소되자 마음을 졸이다 크게 실망한 가족들이지만, 인양시도가 다시 가시권으로 들어오자 몸과 마음이 또 한 번 분주해진 모습이다.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21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내에 마련된 협의회 사무실에서 임원 20여 명이 모여 인양작업 관련 일정을 논의한 결과, 22일 새벽 진도로 내려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일 날씨가 변수여서 인양 시도가 취소되면 헛걸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미리 내려가 인양작업이 이뤄지면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직접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진도로 내려가기를 원하는 가족은 22일 새벽 2시 인산 합동분향소에서 전세버스 편으로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 진도행 가족은 1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양 시도 때는 안전한 작업을 위해 작업선 주변 1마일(1.6㎞) 이내의 선박항행과 300피트(약 91m) 이내의 헬기 접근이 금지된다.
이에 따라 가족들은 현지에서 배를 타고 작업 해역으로 최대한 접근해 인양 작업을 지켜볼지, 아니면 참사 해역과 가까워 인양작업 현장이 잘 내려다보이는 동거차도로 갈 지는 현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안산시에 버스 편을, 해양수산부에 배 편 협조를 요청해둔 상태다.
가족협의회는 미수습자, 유류품 수습 등 인양과정과 관련된 일 처리는 당분간 현지에 머물 선체인양분과 가족들을 중심으로 하고 이들을 도울 현지 지원팀 가족 13명을 추가로 꾸렸다.
인양 일정이 다가올수록 이 순간을 학수고대하며 3년 가까이 버텨온 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애가 탄다.
김종기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 미수습자 아홉분을 찾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 장례를 치렀어도 신체 일부나 유류품을 못 찾은 분도 있다.
배에 다 있을 텐데 찾아야 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른 가족들도 날씨가 도와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며 초조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22일 본 인양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다음 시도 시기는 다시 소조기가 찾아오는 4월 5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