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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독립기념관장 "갈라진 태극기, 애국선열들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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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위반 대통령 보호? 태극기정신 훼손
- 시중에선 지금 ‘박순실’이라 칭한다
- ‘자주’ 외친 3·1절에 성조기? 참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삼웅(전 독립기념관장)
■ SNS 참여 : 페이스북[클릭]

오늘은 98주년을 맞는 3·1절입니다. 올해 3·1절은요, 태극기 게양하면서 복잡한 마음 갖는 사람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격동의 역사를 함께 한 우리의 상징 태극기가 지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마치 탄핵 반대의 상징처럼 쓰여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3·1절인 오늘도 서울의 광장에서는 대규모 탄핵 찬성집회, 탄핵 반대집회가 동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오늘만큼은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서도 촛불과 함께 태극기를 들 거라고 합니다. 탄핵 정국 속에서 갈라진 민심 그리고 그 손에 쥐어진 태극기를 보면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뭔지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우리 사회의 원로입니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전 관장님 안녕하세요.



◆ 김삼웅> 안녕하셨습니까?

◇ 김현정> 관장님께서 독립기념관장으로 재직하셨던 2006년 그 3·1절을 기억하는데 그때 태극기 게양 행사 생생하시죠?

◆ 김삼웅> 네. 그때 독립기념관 광장에다가 8.15 해방을 광복을 상징하는 815개의 태극기를 게양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날 돌이켜보면 느낌이 어떠셨어요? 어떤 심정이셨어요?

태극기 집회

 

◆ 김삼웅> 나부끼는 모습이 대단히 장관을 이루고 특히 깊은 밤에도 휘날리는 태극기 바람소리에 살아 있는 생명력 같은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 김현정> 펄럭펄럭거리는 800여 개의 태극기, 상상만 해도 여러분 벅차오르는 걸 느끼실 텐데요. 조금 진부한 질문 같지만 한번쯤 우리가 꼭 생각해 봐야 할 질문 태극기, 태극기가 갖는 의미가 뭡니까? 우리에게 태극기는 뭡니까?

◆ 김삼웅> 그러니까 구한말 국가의 자주 독립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태극기가 창안됐고요. 일제강점기 만국기엔 독립운동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민족해방운동의 상징으로 가슴에 품거나 깊숙이 보관했던 그런 태극기였고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시대에 이에 반대해서 저항했던 학생들이라든가 민주화 운동가들이 거리에 나설 때는 가슴에다가 두 손에 태극기를 휘날리면서 민주화를 부르짖었죠. 또 우리 젊은 스포츠 선수들이 해외 국제무대에서 투혼을 보일 때 승리할 때 민족의 국가의 국위선양의 상징으로 휘날렸던 것이 태극기입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김삼웅> 그런데 최근에 와서 일부 가당찮은 인물들이 태극기를 들고 탄핵 반대시위의 상징물처럼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보면서 애국선열들이 지하에서 통곡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통곡할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일부 가당치 않은 인물들이 탄핵 반대집회에서 태극기 흔드는’ 거 보면서 많이 못마땅하신 거예요, 관장님?

◆ 김삼웅>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기본법인 헌법을 위반해서 뇌물 피의자 그것도 혐의가 11개가 걸려 있는 그런 피의자를 옹호하겠다고 마치 태극기를 부패한 독재자의 상징물처럼 들고 휘날리는 것은 헌법재판소 법정에서까지 일부 변호사가 그러는 걸 보면서.

◇ 김현정> 변호사가 두르기도 했죠, 태극기를.

◆ 김삼웅> 태극기를 두르고 나서는 걸 보면서 야,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그런 모습을 봤으면 지하에서 통곡하지 않겠는가.

◇ 김현정> 통곡할 일이다?

◆ 김삼웅> 네. 그런 것을 보면서 참 가슴 아픕니다.

◇ 김현정> 그런데 관장님, 그분들도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는 이 자리, 탄핵 반대집회에 나온 거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태극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는데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든 거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겠습니까?

◆ 김삼웅> 그 부분은 맞습니다. 누구든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그러면 집회에 나갈 권리가 있고 또 태극기를 들 수도 있는데, 다만 이번 경우는 태극기가 다른 것이죠. 지금 각종 여론조사에 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된다는 여론이 국민의 80%이상이 지지를 하고 있고.

◇ 김현정> 평균적으로 그 정도를 왔다갔다 하죠.

◆ 김삼웅> 네. 왔다갔다 80% 전후죠. 그리고 지지율은 5% 수준에 불과해요.

◇ 김현정> 맞습니다.

◆ 김삼웅> 그런데 그 5%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80% 이상의 국민들을 제쳐두고 국가의 최고법인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을 보호한다고 태극기를 휘날리는 것은 국가상징물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국민정신에 대한 또는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에 대한 태극기의 상징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태극기에 대한 모독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려면 찢거나 밟거나 이러면 문제가 되잖아요, 법적으로. 그런데 지금 이분들이 하는 행동 자체가 태극기를 찢는 것 못지않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모독이라고 하시는 건?

◆ 김삼웅> 태극기를 찢고 훼손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더 문제가 큰 것이죠.

◇ 김현정> 정신을 훼손하는?

◆ 김삼웅> 앞서 제가 설명을 했습니다마는 어떻게 해서 우리 태극기가 창안이 됐고 어떤 사람들이 어떤 분들이 그 태극기를 위해서 생명을 바쳤고 그런 우리 역사와 전통을 안다고 그러면 태극기를 사람들이 그렇게 독점물인 것처럼. 독재자의 방어기제인 것처럼 깃발인 것처럼 이렇게 남용하고 시위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태극기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국가 정신, 국권에 대한 훼손이고 모독이라고 저는 강하게 비판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박근혜 대통령은 이 분들한테 태극기집회. 이른바 태극기집회 이분들한테 고맙다. 박사모한테 고맙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셨거든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김삼웅> 그런데 지금까지 나타난 박근혜 대통령의 행위라든가 언동을 보면 저런 분이 과연 국가의 최고 수반이었던가 싶을 정도로 국민과 역사 앞에 약속했던 것을 거의 지키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자신을 지지한다는 일부의 그런 광란적인 행태에 대해 감사표시를 한다는 것은 이것은 이성을 잃었지 않았는가?

◇ 김현정> 그렇게까지.... 이성을 잃었나?

◆ 김삼웅> 정말 개탄을 하고 싶습니다. 개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까 박사모한테 고맙다 메시지 보낸 것만 가지고 지금 이렇게 평가하시는 건 아닐 테고 지금 국정농단 사태 이후 탄핵 정국으로 넘어오는 이 5개월의 과정을 쭉 보면서 대통령의 행보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신 거겠죠?

◆ 김삼웅> 그렇습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됐습니다만 차명폰은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들. 무슨 도둑질을 한다든가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쓰는 전화기인데 이 차명폰을 ‘박순실’이하고 570여 회에 걸쳐서 통화를 했던 것.

◇ 김현정> 최순실. 성을 둘이 합쳐서 박순실 씨라고 해버리시네요. 최순실 씨죠.

◆ 김삼웅> 시중에서는 ‘박순실’이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왜 ‘박순실’이라고 합니까?

◆ 김삼웅> 박 모 씨하고 순실 씨하고 해서 종합해서 대통령은 박근혜 씨인데 박근혜 대통령 위에 순실 씨가 있다고 그래서 ‘박순실’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여하튼 알겠습니다. 차명폰 얘기하셨어요. 이거 하나만 봐도 이게 지금 대통령. 우리나라의 국가수반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참 개탄스럽다 이런 말씀. 그런데 참 슬퍼요,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하면서도. 오늘도 광화문광장에서 이른바 촛불집회 분들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집회 분들이 충돌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집회를 같은 장소에서 하게 됐어요. 굉장히 비슷한 장소에서. 또 보수집회 분들도 태극기를 든다고 하고 촛불집회 분들도 오늘은 촛불과 태극기를 같이 든다고 하고. 이 갈등의 모습을 바라보면서는 어떤 생각이 드세요?

◆ 김삼웅>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가 없는 권력은 강도집단이다’는 발언을 한 적이. 한 2000년 전에 했어요.

◇ 김현정> 정의가 없는 권력은 강도집단이다?

◆ 김삼웅> 네네. 그런데 지금 박근혜 정권의 행태는 특검에서 혐의. 특검에서 11개 혐의를 밝힐 정도로 그리고 뇌물 피의자로 기소할 정도로 이미 합법성과 정당성과 도의성에 있어서 명분과 실제를 상실한 입장이거든요. 그런 분을 그런 지도자를 옹호하겠다고 국민들이 그것도 3월 1일날 3·1절에 또 더러는 참 국가적인 자존심도 없이 외국 깃발까지 들고 나선다는 것은 우리 국민으로서나 역사로서나 용납하기가 어렵습니다.

◇ 김현정> 태극기 옆에 성조기가 같이 나부끼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거 보면서도 이상한 생각이, 슬픈 생각이 드셨어요?

◆ 김삼웅> 물론 미국과의 관계, 우방관계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를 해야 되는 것이지만 3·1절날 아침에. 3·1 독립이라는 게 뭡니까? 반외세, 민족자주, 국민통합, 그런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98년 전 우리 국민들이 당시 한민족이 1800만 명이었어요, 인구가. 그런데 그때 연인원이 220만 명, 총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독립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런 숭고한 날에 외국 깃발까지, 성조기를 들고 나선 사람들. 그것은 역사에 대한 배반이고 인류정의에 대한 배신이고 국민통합에 대한 역류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자주독립을 하자고 들었던 그 태극기, 3·1절에 들었던 그 태극기를 오늘 3·1절에 성조기와 함께 다른 나라, 외세의 국기와 함께 흔든다는 거는 그건 더 용납하기가 어렵다는 그 말씀까지 들으면서 우리가 3·1절 날 정말 왜 이런 얘기를 해야 하는가 저는 슬퍼져요. 왜 이런 상황이 됐는가.

◆ 김삼웅> 지도자를 잘못 뽑은 국민의 업보죠.

◇ 김현정> 업보다? 아이고...

◆ 김삼웅> 뭘 씌였든지 속았든지 잘못 판단을 했든지 다수의 국민이 박근혜 씨를 대통령으로 뽑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런 역사의 이 참담한 상황을 만들어왔는데 이런데도 반성하지 않고 지지하는 사람들은 반성하거나 눈앞의 도덕적인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저는 이 나라가 앞날이 정말 두렵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러분, 참 깊은 울림이 있는 말씀이었어요. 우리 사회 원로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 전 관장과 함께 좋은 말씀 들었습니다. 관장님, 건강하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삼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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