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 시계 (사진=인터넷 중고품 거래사이트 '중고나라' 캡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시계를 제작한 것을 두고 야당에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행이 특검 활동기간 연장을 외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부적절하게도 권한대행명의 시계도 보이는 등 대선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어이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어 "황 대행이 할 일은 대선행보가 아닌 특검 연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동대구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총리 대행께 국민의당을 대표해서 요구한다"며 "대통령 후보를 하고 싶으시면 빨리 사퇴를 해서 그 길로 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표는 이어 "그렇지 않으려면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이곳저곳에 냄새를 피우며 침묵을 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배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박근혜 대통령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하신 분이 이 혼란 속에서 자기의 정치적 가업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의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냐"며 "고건 총리도 권한대행 시계를 따로 안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황교안 권한대행 시계 (사진=인터넷 중고품 거래사이트 '중고나라' 캡처)
하 의원은 "권한대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든 건 대통령 탄핵 소추를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예의가 있다면 시계를 만들 수 없다"며 "국가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드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는 글자가 찍힌 시계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인터넷 중고품 거래사이트인 '중고나라' 홈페이지에는 이 시계가 매물로 나와있다. 가격은 20만원이다.
권한대행 이전에는 국무총리 글자가 새겨진 기념시계를 배포해왔지만 국회에서 탄핵안 의결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자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별도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권한대행 업무를 수행했던 고건 전 총리는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