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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문형표 결국 사표…"눈총 감내한 임직원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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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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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개시 이후 첫 구속자라는 불명예를 쓴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1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해 12월 31일 구속된 지 52일 만이다.

문 이사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던 2013년 말 진영 당시 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법 수정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사퇴하자 그 후임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2015년 8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복지부 장관 임명 1년 9개월 만에 경질됐지만, 4개월 만인 그해 12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주무 장관이 산하기관의 장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선례를 깨면서 청와대의 두터운 신임을 증명한 것이다.

문 이사장은 장관 재직 시절에도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금 고갈의 심각성을 설파하곤 했다.

특히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연금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며 "후세대에 빚을 넘기는 것은 도적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특검 수사 결과 문 이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에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말고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하도록 청와대가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문 이사장이 국민연금 전체의 이익 대신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특검팀의 설명이다.

문 이사장은 그 동안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에 맞서 공가와 연가를 다 사용하고 결근처리를 하면서까지 자리를 지켜왔다.

그는 이날 국민연금 직원들에게 보낸 '사퇴의 변'에서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로 인해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감내하셨을 6천여 임직원 여러분께 마음속 깊이 고개 숙여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연금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결단코 없었다"고 부인하면서 "앞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스스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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