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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할배'의 탄생…왜 그들은 아스팔트 위에 섰나 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친박 보수세력의 결집이 심상치 않다. '어버이연합' 등 노인 층이 주축이 된 탄핵 반대 운동은 진보 진영이나 젊은 세대는 물론 기존 시장보수세력과도 성격이 다른, 섬과 같은 존재다. 도대체 무엇이 이 어르신들을 추운 날 아스팔트 위에 서게 했는가. CBS는 6차례에 걸쳐 개인사와 현대사를 관통하며 '아스팔트 할배'의 탄생 배경을 보도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잡아죽이자!"…폭력과 혐오 발언 그리고 눈물
② 집회 때마다 군복, 왜?…"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③ "얼마나 어려웠는지 아느냐"…'밀알'의 외침
④ '박정희'가 아니라 박정희 '시대'의 유산"
⑤ 21세기에 남은 박정희 시대의 한줌? 아니 '절반'
⑥ 젊은 보수주의자가 '아스팔트할배'에게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 부회장의 영장기각을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두 번째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힘내라"고 외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중앙지법에서 근무하는 한 30대 공무원은 "박 대통령 등에게 수백억을 주고 후계구도 확립을 약속받은 이 부회장을 왜 보수단체가 지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나팔소리와 함성 때문에 하루 종일 일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가 탄핵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아스팔트 할배를 바라보는 시선은 '논리 없이 떼 쓰는 사람들'이라며 싸늘하다. 무조건 박 대통령을 두둔하며 반대 진영에 대해 종북몰이를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간 집회에서 있었던 아스팔트 할배들의 과격성과 폭력성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 세대가 끝나면 극단적인 세대 갈등도 끝날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 더 정확히는 포기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상당하다.

하지만 사회의 노령화와 노인 세대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이러한 인식은 안이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아스팔트 할배의 인식과 행동 방식이 재생산되고 있는 만큼 일종의 사회현상으로서 이들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 부회장의 영장기각을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김창진 성공회대 교수(정치학)는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나도 이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았고, 심지어 보수 언론과 관변단체들을 통해 극우적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베(일간베스트)의 경우 젊은 세대가 상당하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나마 온건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이 보수 세력을 대표하지 못하고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스팔트 할배 같은 극우 보수 세력이 한 쪽의 이념 진영을 계속 차지할 가능성도 낮게 볼 수 없다"며 세대가 바뀐다고 관련 문제가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재차 지적했다.

노인 세대 자체가 양적으로 늘어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대략 2020년쯤이 되면 전체 유권자의 50%가 노년층이다. 당장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 것은 표를 몰아준 65세 이상의 노인들이다. 이들 인구는 한국 인구의 13%가 넘었다. 젊은 세대가 경제 활동을 하고 노인 세대는 정치 활동에 전념할 경우 경제인구와 정치인구가 분리되고, 정책적으로 소외된 젊은 세대는 노년 세대에 대한 적대를 키울 가능성이 지금보다 더 커진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지금은 저성장 국면에서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가 한정된 자원을 두고 싸우는 '제로섬 사회(Zero-Sum Society)'"라며 "노년층의 급증은 앞으로 사회의 요구가 기존 정치 체제에 정확히 전달될 것인가와 관련해서도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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