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 출석한 최순실. (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기자
청와대가 최순실이 실소유한 더블루K 지원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조 전 대표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더블루K 설립 3일 만에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과 개인적으로 만났다.
조 전 대표가 회사 소개 자료에 명함을 끼워 최씨에게 전달한 뒤 김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만, 조 전 대표는 "최씨가 교문수석에게 바로 전달해 교문수석이 저한테 전화 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달 과정은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조 전 대표는 김 전 수석과의 만남에서 "어떻게 더블루K를 알게 됐냐"고 물었고, 김 전 수석은 "스포츠 마케팅 분야를 잘 아는 벤처기업이 있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또 "모든 벤처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고 말했다는 게 조 전 대표 설명이다.
당시 김 전 수석이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 것이냐"라며 계획을 묻자 조 전 대표는 "회사를 설립한 지 3일밖에 안 됐다"며 머뭇거렸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오히려 김 전 수석이 "그런 내용이 정리되려면 구정 지난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며 "구정 지난 다음에 연락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조 전 대표는 전했다.
설립된 지 3일밖에 안 된 민간 회사의 대표에게 청와대 교문수석이 먼저 연락해 '이례적으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진 것이다.
앞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더블루K 대표를 만나보라며 연락처를 줬다고 증언했다.
김 전 수석은 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측 질문에 이같이 진술했다.
박 대통령이 접촉을 지시한 스포츠마케팅 업체는 더블루K 단 한 곳이었다. 김 전 수석은 "대통령과 개인적 채널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더블루K를 지원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를 앞둔 조 전 대표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조 전 대표는 "작년 10월 말경 영국에서 모르는 전화가 왔다"며 "최순실씨가 전화하려고 한 게 아닌가 추측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대전화에) 찍힌 지역번호가 영국 번호였고, 당시 최씨가 영국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거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게 출국하기 서너 시간 전쯤이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작년 10월26일 검찰 조사를 받기 전날 최씨의 최측근인 장순호(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씨가 급히 할 얘기가 있다며 자신을 찾아온 일도 털어놨다.
당시 장씨와 차 안에서 얘기를 하기 전 심각한 이야기란 생각에 "지금부터 녹음하겠다"고 말하자, 장씨가 간단히 인사만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조씨는 "그게 회유를 하려 한 건지는 모르지만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