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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피해자 누나 "창문 깨려 피멍…얼마나 아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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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교수 "일부 공간 공사 때 화재 안전 규정 없다"

<동탄 화재="" 유족="">
- 어떤 경고음, 싸이렌 소리도 안 들렸다
- 뉴스보고 '또 저러네' 넘겼더니 '내 일'로
- 탈출 가능함에도 양보하다 희생 추정

<서울시립대 소방방재과="" 이영주="" 교수="">
-소규모 현장서 안전 확보 안 되는 경우 많아
- 초고층 건물 소방시설 유지관리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동탄 화재 유족 OOO 씨(익명),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과 교수)

 

지난 토요일 경기 화성 동탄 신도시의 66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이죠. 메타폴리스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 화재로 점포 철거작업자 2명을 비롯해서 4명이 숨졌고요. 47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실 요 사이 이런 초고층 건물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화재 사고가 나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어떤 대책이 있기는 있는 건지 참 의아해집니다. 오늘 이 문제 짚어보죠. 우선 이 사고로 동생을 잃은 유족 한 분이 꼭 전하고픈 말씀이 있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익명과 음성변조로 연결한다는 점 양해를 해 주시죠.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유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도 빈소에 계시는 거죠.

◆ 유족> 네네.

◇ 김현정> 힘든 상황에서 인터뷰 나와 주셔서 우선 감사드리고요. 동생분. 그러니까 고인께서는 그날 평소에 이용하던 두피관리실에 가셨다가 이런 변을 당하셨다고요?

◆ 유족> 네, 머리도 좀 아프고 또 머리도 자꾸 빠지고 그런다고 두피관리실에 가야겠다고 근처, 집 근처로 간 거죠.

◇ 김현정> 그런데 불이 나고 참 어떻게 대피할 길도 없이 변을 당하신 겁니까? 이 사고 정황에 대해서 좀 들으셨어요?

◆ 유족> 제가 그날 4일 날 낮에 12시 좀 넘어서 올케가 전화 와서 누구 아빠가 사고가 나서 심정지가 됐대요. 이렇게 한마디를 하더라고요. 저는 설에도 인사를 잘하고 (우리 애), 동생한테 조카 되죠. 아이 컴퓨터를 한 시간이나 같이 잘 고쳐주고 정말 건강하고 그랬던 애기 때문에…첫날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막 울다가 그날 보냈고 그랬는데 이제 보니까 상황이 제가 울기만 할 상황이 아니더라고요. 지금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6학년 있고. 올케도 너무 불쌍하고 그래서 상황을 파악해 대처를 해야겠다 한 거죠.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안에 6명이 있었는데 생존자 말이 어떤 소리도 안 들리고 경고음이나 이런 사이렌 소리 이런 것도 전혀 안 들리고 그냥 냄새가 매캐한 게 나고 사람들이 막 소리를 지르고 그래서 갑자기 이제 알게 됐는데 바로 복도 맞은 편에서 불이 나서 바깥으로 나가지는 못하고 6명이서 위에 조금 높게 있는 작은 창 하나를 6명이서 깼다고 하더라고요.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 그렇게 작은 창이었는데.

◇ 김현정> 왜 위쪽에 환기만 될 정도 얼굴 하나 들어갈 정도의 그런 작은 창이 있는 거죠?

◆ 유족> 네, 그렇죠. 6명이서 이제 막 그게 들어오니까 정말정말 이제 안 죽으려고 얼마나 했는지 나중에 남동생이 손이랑 얼굴을 병원에서 보니까 이제 손등이 다 벗겨졌고 피멍이 들어가지고 퍼렇더라고요. 주먹으로도 막 내리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창을 깨고 이제 나가면 되는데.

6명 중에 여자도 있고 해서 남동생이 좀 힘도 세고 하니까 자기가 나오려고 했으면 먼저 나왔을 텐데 제일 끝에 2명, 3명 남았을 때까지 보내주고 그러고 나오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애들이 어리고 그런데 좀 먼저 나오지 그렇게 얘기할 정도로 정말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이 황당하고 그렇습니다. 아버지가, 아버지가... 그냥 막 가슴을 치면서 애가 괘씸하다고 하더라고요. 왜 죽었냐고.



◇ 김현정> 아이고... 동생분이 의인이셨네요. 창문 깨고 다른 사람들 먼저 내보내고 본인은 끝까지 있다가 변을 당한. 아까 그러셨어요. 어쨌든 정신을 차리고 이 상황에 대해서 대처를 해야겠다 싶어서 마냥 울고 있지 않겠다 말씀하셨는데 이제 사고 정황이라든지 이런저런 걸 다 전해 들으면서 제일 기가 막힌 게 뭡니까?

◆ 유족> 제일 기가 막힌 건요. 이게 남의 일 같거든요, 뉴스 들으면. 또 이러네. 또 뭐 전에 씨랜드 화재사건이 있었는데도 또 이러네 또 이러네 하고 혀를 차고 그냥 말거든요. 마는데 이게 정말 저도 그냥 그러고 말았어요. 뉴스에 나와도 첫 줄 한 줄 읽고 그냥 지나가고. 그 정도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전화 한 통에 언니, 누가 갑자기 사고가 나서 심정지됐어요, 이 한마디에 그냥... 어떻게 해요. 해 볼 수가 없는 거예요. 어디 아프면 좋은 의사선생님 찾아보겠지만 해 볼 수 없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정말 나중에 뉴스에 들으면 정말 기가 막힌 게 우리 부모님 가슴을 터지게 하고 우리 올케를 정말 같이 따라 죽고 싶게 하고 이런 상황으로 세월호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번에 정말 많이 느꼈어요. 그러니까 이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이게 정말 내 가족 일이고 그다음에 내 자식 일이고 이제 우리나라에서 계속 반복이 되지 않게 하려면 근본적으로 높은 곳에 있는 민선 장님들이 언론에 우리가 피해자들을 어떻게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고 무슨 앞으로 이걸 어떻게 하겠고 하지만 (나중에) 다시 또 이게 개선이 됐는지 확인해 보고 그런 절차가 지금 사실 너무 부족한 거 아닌가.

◇ 김현정> 지금 얘기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건물이 스프링쿨러도 작동 안 하고 화재경보도 작동 안 했는데 얼마 전에 소방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답니다. 잘한다고 수상했대요. 이 얘기 알고 계세요?

◆ 유족> 수상한 것까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그게... 그게 도대체 공무원들이 잘못했다고 봐야 되는 건지 그런 데가 문제가 있었던 건지. 저는 그런 부분도 좀 생각이 납니다.

◇ 김현정> 국민들이 다시는 이런 참사를 당하지 않아야 되겠다는 이런 생각으로 차분하게 말씀을 잘해 주고 계세요. 그런데 또 동생네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시죠. 어떻게 보상이나 이런 게 될 가능성이 있답니까? 어떻게 된답니까?

◆ 유족> 남동생 같은 경우 그냥 손님으로 들어가서 화재보험만 남아 있다고 하는데 보상이 8000만 원 정도로 충분히 잘 나갈 것이다 이렇게 어떤 인터넷 방송에 나오더라고요. 올케가 몸도 되게 안 좋은데 하루아침에 그냥 4시에 들어올게 하고 손 흔들고 웃고 나간 동생이 그렇게 되니까 이렇게 해가지고 애들 둘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 김현정> 막막하시겠어요. 우리 모두 지금 이 사고를 당한 피해 누님의 심정, 그 가족의 심정이 돼서 이 사고를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 유족>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유족> 감사합니다.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현장에서 발화지점과 원인을 찾기 위해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 김현정> 이번 사고로 동생을 잃은 유족의 심경을 먼저 들어봤습니다. 음성변조 익명으로 연결을 했고요. 도대체 이번 화재 왜 이렇게 피해가 커졌는지 더 짚어볼 부분은 없는지 초고층빌딩들 이대로 괜찮은 건지 전문가 의견을 듣습니다.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영주>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어린이 놀이시설 키즈카페가 있었던 거예요.

◆ 이영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점포를 리모델링하는. 얼마든지 어느 건물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닙니까?

◆ 이영주> 맞습니다.

◇ 김현정> 리모델링하는 중에 불이 난 건데 어떻게 이렇게 대규모 화재로 커진 거죠? 어떻게 보세요, 이번 사고?

◆ 이영주> 실제로 어린이 놀이시설이 제가 지난 11월 달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실제로.

◇ 김현정> 이 키즈카페를 갔다 오셨어요?

◆ 이영주> 네, 실제로 유아시설 점검 때문에 그 키즈카페를 직접 갔었고 그 당시에는 영업을 하던 중이었고 여러 가지 사용상 이런 안전에 관련된 부분들을 짚어봤었는데요. 그 당시에 그 업주분을 만나서도 이런 안전에 관련된 얘기들을 전해 드렸고 또 같이 나갔던 공무원분들이랑 체크를 했었는데요. 다만 그 당시에도 어떻게 말씀 하셨냐면 여기가 이제 재계약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시설 개선이나 이런 것들은 본인이 계속 그런 부분들을 유지하게 되면 적극적으로 개선을 하겠다고 말씀을 하셨었는데. 제가 이 사고를 접한 이후 철제구조물들을 철거하고 이러는 과정이었다는 걸 보니까 아마도 영업을 계속 못하게 돼서 다른 용도로 공사가 진행이 되던 그런 과정이었던 걸로 보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 것 같아요.

◆ 이영주>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보면 이 화재 같은 경우에 초고층에 연결되어 있는 이런 복합시설의 한 공간에서 불이 났다고 굉장히 많이 우려들을 하시는데. 초고층의 위험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사현장의 화재 위험성에 관련된 부분들이 더 부각이 되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 김현정> 그럼 그 얘기부터 해 보죠. 어떤 건물에서 한 점포가 뭔가 수리하고 공사합니다. 이럴 경우, 건물 전체가 공사를 할 경우에는 감사도 받아야 하고 여러 가지 규정이 있는 줄 압니다만 건물 전체 중에 한 점포, 한 일부분이 공사할 때는 어떤가요?

◆ 이영주> 실제로 말씀하신 대로 건물 중 일부 공간을 공사하게 되는 경우 대부분 특별한 구체적인 화재규정이나 안전규정은 없고요.

◇ 김현정> 없어요?

◆ 이영주> 다만 용접작업이라든지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에 대한 안전을 확보해야 되는 이 정도의 의무는 있지만 이것도 소규모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누가 나와서 감독하고 이런 것도 없죠?

◆ 이영주> 그런 것도 원래는 있어야 정상인데 소규모 이런 현장 같은 경우는 그런 부분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뿐더러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계신 분도 사실은 많지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이 부분이 하나 문제였고 또 하나는 지금 문자도 많이 들어옵니다만 66층 주상복합건물이었어요. 이번에는 그래도 3층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일단 창문을 조그마한 창문이지만 그걸 통과한 분들은 에어매트로 떨어져서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50층, 60층에서 불이 났다. 이러면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건가 이번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거든요. 이런 경우?

◆ 이영주> 많은 분들이 초고층건물 높으니까 어디로 도망가야 될지 모르겠다, 위험할 거다 이렇게 많이들 생각하시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이런 우려 때문에 우리나라 초고층 건물 같은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강력한 규제들이 많이 적용이 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사실 대피를 해야 되는 측면에서 본다면 한 30개. 초고층 건물이 100층이라면 30개 층마다 한 개 층 정도는 전부 다 대피할 수 있는 대피공간으로 만들어놓고 갖춰놔야 합니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무리하게 1층으로 다 도망을 가야지 살 수 있다 이런 생각보다는 가장 가까운 대피층으로 일단 대피를 하셔서 안전을 확보한 이후에 계단이라든지 아니면 또 안전하게 피난용 승강기라는 것들도 설치가 돼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피난을 하셔야 되는데 이런 것들도 사실은 초고층 건물 자체에 모든 어떤 설비라든지 소방시설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제대로 항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항상 유지 관리가 잘 되어야 하는데요.

◇ 김현정> 폼으로만 되어 있으면 아무 소용없는 거잖아요.

◆ 이영주> 그렇죠.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사실은 처음 지어지고 설계될 때는 이런 규정에 맞게 됐다고 하더라도 사용하고 운영하면서 이런 것들 잘 문도 잘 안 열리고 이런 저런 그쪽으로 가는 경로가 막혀 있다든지 문이 잠겨 있다든지 이런 소방 여러 가지 시설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안 할 경우에는 이러한 공간들도 사실은 안전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 잘 지어지고 잘 관리되는 것. 이런 것들 다 잘 이루어져야 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이번 메타폴리스 같은 경우에도 소방경진대회인가 거기서 수상을 했대요, 이 건물이.

◆ 이영주>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말이 됩니까?

◆ 이영주> 이런 부분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런 경진대회에서 체크할 수 있는 항목들. 물론 현장에 나가서 실사도 합니다만 실사를 할 당시에는 또 건물을 관리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이.

◇ 김현정> 잘해 놓겠죠?

◆ 이영주> 소방설비라든지 이런 것들이 잘 되어 있는 상황으로 보여드리고 또 운영 시에는 다르게 운영할 수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이를테면 한두 번의 확인이나 점검을 통해서 평가를 하는 관점에서는 조금 다 파악을 못하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참 답답합니다. 지금 청취자 문자도 많이 들어오는데 많은 분들이 고시원 같은 곳들 이번에 다시 한 번 걱정이 됐다. 고시원에서 화재 사고가 많이 났었는데 그후에 어떤 대책들이 세워져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하자. 전준화 님 외에 많은 분들이 문자 주시네요. 맞습니다. 이런 사고 날 때마다 그때만 난리법석 떨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 대비책들 꼼꼼하게 좀 세워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영주>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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