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4일(토) 밤 11시 5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해 5월 숱한 의문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신혼부부의 미스터리한 행방을 추적한다.
한창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어야 할 결혼 6개월차 신혼부부가 전대미문의 실종사건에 휘말릴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내 최성희 씨는 극단에서 촉망받는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었고, 남편 김윤석(가명) 씨는 부산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중이었다. 부부는 유난히도 무덥던 지난해, 여름이 성큼 다가온 5월의 끝자락에 아무런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벌써 실종 8개월째다. 경찰이 부부의 금융·교통·통신기록은 물론 출입국 기록까지 모조리 수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흔적도 나타나지 않았다. 금전 문제로 인한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 됐으나, 둘의 보험·채무관계는 깨끗한 상태였다.
지난해 5월 27일 밤 11시, 그리고 이튿날 새벽 3시에 부부가 각각 귀가하는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둘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부가 살던 아파트 곳곳에는 무려 22개의 CCTV가 길목마다 설치돼 있었지만, 두 사람이 귀가하는 모습 이외에 15층에 있는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부부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굳이 다른 경로를 이용해 아파트를 빠져나갔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째서 CCTV에 단 한순간도 포착되지 않았던 것일까.
"아파트 안에서 혈흔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정황 같은 건 전혀 발견이 안 됐거든요. 둘이 떠나는 시점에는 각자 두 발로 자의적으로 떠난 게 아니겠느냐."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인터뷰 중에서
◇ "최성희 씨, 본인 의지로 행동할 수 없는 상황일 수 있다"'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직접 확인해 본 부부의 집은 실종 직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마치 시간이 멈춰버리기라도 한 듯 고요했다. 둘의 핸드폰과 노트북, 그리고 여권과 신분증, 옷가지가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집안의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경찰은 아파트 주차장과 옥상, 물탱크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둘이 함께 사용하던 자동차만 주차장에 그대로 남아 있을 뿐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31일, 최성희 씨의 시아버지가 아들 내외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지 이틀째 되던 날, 둘의 행적이 전혀 다른 곳에서 포착됐다. 부부의 휴대전화가 각각 오전 8시 48분 부산과 오후 9시 54분 서울에서 순차적으로 꺼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성희 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서울의 기지국은 시어머니 집에서 2㎞ 이내에 있던 곳으로 확인됐다.
"우리는 어떻게든 아이들이 연락이 안 되니까 애가 터진다 아닙니까? 참말로 숨을 쉬니까 사는 거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닌데. 그 쪽에서는 기다려 보자고. 안 오겠느냐고. 자꾸만 그렇게 느긋하게 이야기를 하니까. 뭘 알고 있는가? 이런 생각도 들고…." - 성희 씨 어머니 인터뷰 중에서
성희 씨는 지난해 5월 30일 극단 대표에게 '더 이상 공연을 하긴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을 마지막으로 주변과의 연락을 끊었다. 반면 남편은 이튿날인 31일, 성희 씨를 대신해 "아내가 공연을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극단 대표와 통화했다. 그리고 3일 뒤인 6월 2일 남편의 핸드폰이 마지막으로 꺼지기 직전 아버지에게 '괜찮아요'라는 짧은 문자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최성희라고 하는 이 분이 현재 본인의 자유의사와는 관련이 없는, 즉 남에 의해서 자유를 침해당하거나 또는 감금돼 있거나 본인의 의지에 의한 행동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일 수 있다."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인터뷰 중에서
제작진은 부부가 남긴 작은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서울, 부산, 김천, 속초 등 전국 곳곳을 수소문하며 둘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가 이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