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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촛불 2배?" 朴궤변, 누가 자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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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재TV와 인터뷰하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맞불 집회가 촛불 집회보다 커졌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한 보수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되자 각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의 이러한 왜곡된 현실 인식의 이면에는 경찰이 오락가락 무책임한 집회 인원 추산으로 논란을 자초하면서 빌미를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 "자신을 비호하는 세력만 바라보고 얘기"

정규재TV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인터넷방송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태극기 맞불 집회에 촛불시위 두 배도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이 참여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시작한 촛불집회가 연인원 1000만 명을 넘기며 '혁명'에까지 비견됐지만 당사자인 대통령은 그저 그 의미를 축소할 뿐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해야 된다, 법치를 지켜야 된다'는 것 때문에 고생도 무릅쓰고 나온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는 이에 대해 "황당하고 무책임하다"는 반응과 함께 즉각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촛불집회를 주최해 온 2100여 개 시민사회단체연합 박근혜대통령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가 말하는 민주주의와 법치가 어떤 수준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사실 박근혜의 민주주의-법치로 인해 우리는 오늘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자 박근혜에게 개전의 정(뉘우침)이 전혀 없음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지금 개탄을 금치 못하는 것은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노총 남정수 대변인은 "물에 빠진 사람이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듯 자신을 비호하는 세력만 바라보고 얘기한 것 같다"며 "국민 입장에선 한심한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 경찰, 논란 끝에 인원 비공개…조작설까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3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실제로 지난 7일 경찰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1차 촛불집회 규모(2만4000명)보다 강남 삼성동 등에서 열린 친박 맞불집회 규모(3만7000명)가 더 크다고 집계했다.

당시 퇴진행동 측은 물론이고 친박 단체까지도 자신들의 집회 규모가 축소됐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경찰 추산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다는 지적이 논란을 부르자 경찰은 돌연 집계 인원을 더 이상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찰의 인원 집계를 둘러싼 이러한 논란은 대통령의 현실 인식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일선 경찰관들은 대통령의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촛불-맞불집회에 동원됐던 서울시내 한 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현장에 있던 사람이라면 누구든 태극기집회가 촛불집회보다 많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측정 방식이 좀 더 과학적으로 바뀔 필요성이 있는 건 맞지만 그런 소리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선의 한 정보담당 경찰관은 "경찰은 추산 인원을 조작하거나 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이 설 이후 보수단체의 결집을 의도하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집회 현장에 있던 또다른 간부급 경찰관은 "태극기 맞불 집회는 모여서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찰 집계에서 유리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상황 변화를 고려해 '유동성'을 추산 과정에 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안진걸 공동사무처장은 나아가 '인원 조작설'을 제기했다. 안 처장은 "박근혜·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가 심은 사람이 이철성 경찰청장"이라면서 "그들이 여론을 조작하고 공작하고 있지만 너무 티가 난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오민애 변호사는 "경찰이 인원을 적게 발표하면 참가자들은 위축되고,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집회 자체를 왜곡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결국 그러면서 대통령이 지금의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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