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사진=KBL 제공)
"사실 동근이는 오늘 안 뛰게 하려 했어요."
슈퍼 루키 이종현(모비스)의 복귀전이 된 25일 모비스-삼성전. 이종현의 복귀로 관심을 모았지만, 양동근의 출전 여부도 관심사였다. 개막전에서 왼 손목 부상을 당한 양동근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왼 손등을 다쳤다. 덕분에 이종현의 데뷔전에 양동근의 출전이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경기 전 만난 양동근은 "괜찮다"면서 출전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가뜩이나 개막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시즌 절반 가량 결장한 뒤 어렵게 복귀한 양동근을 쉬게 하고 싶었다. 그래도 이종현의 복귀가 마음에 걸렸다. 양동근을 제외한 가드진이 마땅하지 않은 모비스로서는 이종현의 복귀전에 양동근이라는 가드가 필요했다.
유재학 감독은 삼성전을 앞두고 "이종현이 복귀하는데 양동근의 존재는 크다"면서 "우리 팀에는 포인트가드가 양동근, 김광철 밖에 없다. 김광철이 열심히 수비를 하면서 뛰기는 하지만, 리딩은 안 된다. 사실 오늘 동근이를 안 뛰게 하려 했다. 그런데 종현이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경기장에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종현의 포지션은 센터다. 제 아무리 국가대표 센터라고 하지만, 패스를 줄 가드가 없으면 반쪽 선수나 다름 없다. 유재학 감독이 "오히려 다음 경기에는 쉴 수도 있다"면서 양동근을 삼성전에 투입한 이유다.
후배 이종현을 위해 투혼을 발휘한 양동근이다.
이종현과 양동근 모두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1쿼터 중반 동시에 코트를 밟았다. 이종현을 위한 유재학 감독의 배려였다.
양동근은 왼 손등에 세게 테이핑을 했다. 유재학 감독도 "며칠 전에 손등이 부었는데 뛸 때 울린다고 했다. 멍이 내려가서 괜찮다 싶었는데 공을 받을 때는 조금 불편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경기 중에도 손등이 아픈지 계속 손등을 어루만졌다.
아픈 손등을 가지고도 양동근의 존재는 이종현이게는 큰 힘이 됐다. 기록 상으로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은 데뷔전이었지만, 양동근인 벤치에서도 이종현 바로 옆에 앉아 끊임 없이 조언을 던졌다. 경기 중에도 계속 이종현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