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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朴대통령이 '나쁜사람' 발언…반대하자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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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2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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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실장 오자 '문화계 반대파 포용' 약속 안 지켜져"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수첩을 보며 "이 사람들은 참 나쁜 사람이라 그러더라"며 문체부 인사 찍어내기를 지시했고, 반대하자 역정을 냈다고 증언했다.

유 전 장관은 25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이 좌천된 배경에 박 대통령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두 문체부 인사는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출전한 승마대회의 비리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청와대가 원하던 결과를 내놓지 못해 찍어내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장관에 따르면, 그는 2013년 8월 승마협회 문제를 포함한 체육계 비리 문제 대책을 대면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정윤회 씨 딸인 정유라라는 선수가 있고, 정윤회 씨가 최순실 씨의 남편이었다는 점, 최 씨가 아주 오래 전부터 박 대통령과 잘 알고 지냈다는 점을 알게 됐다"는 게 유 전 장관의 말이다.

유 전 장관은 "오랜 고민 끝에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이런 내용을 보고했는데 박 대통령이 수첩을 보고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이 사람들은 참 나쁜 사람이라 그러더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에게 '과장, 국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장관이니 부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인사 지시를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기 때문에 장관에게 맡겨달라'고 제안을 했는데 박 대통령은 역정을 내면서 인사 조치를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또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 시절 전화해 "선거과정에서 문화예술을 비롯한 젊은 사람들이 자신을 거의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그 사람들을 안고 가자"고 해 장관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그러나 '반대 문화인을 안고 가자'던 박 대통령과의 약속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3년 8월 등장하면서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유 전 장관은 "김 실장이 온 이후 박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김 실장이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을 통해서 정부 비판 세력에 대한 응징이나 불이익을 요구하는 요청을 끊임없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1월 박 대통령 면담을 통해 자신이 "믿고 맡겨 달라"고 했더니 박 대통령은 "원래 약속한대로 하세요"라고 답변했다고 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배석했던 모 수석에게 '마이웨이' 입장을 밝혔지만, 자신이 그해 7월 퇴임하기 한 달 전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27일 방송된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뒤였던 2014년 6월쯤 블랙리스트가 서류 형태로 왔다고 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작성한 곳은 청와대 정무수석실로 알고 있고, 전달은 교육문화수석실이 했다고 한다.

당시 정무수석은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교문수석은 모철민 현 프랑스 대사다. 모 전 수석은 오는 1일 증인신문이 예정돼있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전달 이후 조현재 당시 차관과 문체부 1급들이 모여 회의를 했고, 이를 거절하자 '솎아내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김 비서실장에게 반대자 명단을 넘기자, 새로 온 김희범 차관이 문체부 인사 6명의 '정리'에 나섰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김기춘 실장의 엄정한 규칙 적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다음 달 7일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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