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사퇴 압박 혐의를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하려고 노력했다고 항변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을 강요한 것으로 전해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박종민 기자)
조 전 수석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2013년 7월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경영진 사퇴를 지시해 자신이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전화통화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전화는 손 회장이 먼저 걸었고 '대통령의 뜻'을 수차례 물어봐 이를 확인해 줬을 뿐, 강요나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수석이 대통령의 지시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CJ그룹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해 줬다는 것이다.
오히려 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 당시 청와대가 CJ그룹을 경제사절단에서 제외하자, 자신이 여기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구속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을 약점으로 삼아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조 전 수석의 변호인은 "조 전 수석이 지시를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 대신 대통령 비서로서 정상적인 범위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하려고 노력했다"며 "대통령과 공모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조 전 수석과 손경식 회장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조 전 수석의 강요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통화내용에 따르면, 조 적 수석은 대통령의 뜻을 강조하며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며 "너무 늦으면 난리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 내부 컨센서스(동의)는 무슨 컨센서스"라며 "그냥 쉬라는데"라고 손 회장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한편, 조 전 수석과 손 회장의 통화 녹음 파일을 직접 들어보고 증거조사를 하겠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