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상임대표. (사진=박종민 기자)
국민의당이 총선 이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 1심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받으며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오는 15일 대표 선출 전당대회와 맞물려 당이 중대한 국면을 맞게 됐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나 비박계와의 연대설을 일축하면서 '자강론'을 전면에 내세워 집안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한 때 불협화음을 냈던 주승용 원내대표 등 호남 중진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당내 화합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각종 연대설이 당 지지율 회복 뿐 아니라 판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섣부른 연대설이 불거질 때마다 오히려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당의 위기감을 부추겼다"며 "호남 중진 의원들도 내부 토론 끝에 섣부른 연대설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측과의 접촉을 공개해 연대설을 일으켰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 측에도 일찌감치 자제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특히 옛 핵심 참모로서 공천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됐던 박선숙 의원 등 관련자 전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더욱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당은 총선 직후 불거진 공천 리베이트 사건으로 지지율이 대폭 하락하고,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기에 1심 무죄의 의미는 남달랐다.
안 전 대표는 무죄가 선고된 직후 서울시당 당원대표자대회 연설에서 "정치공학적 연대론의 시나리오를 완전히 불사를 것을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의 문호를 활짝 개방해 누구나 개혁의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우리 힘으로 총선에서 기적을 만든 정치혁명의 기세로 정권 교체를 할 것을 흔들림없이 선언하자"며 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자강론'을 거듭 강조했다.
당대표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5명의 주자들은 당의 위기 상황에 공감하면서 안 전 대표에 힘을 실었다. 유력 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김대중, 노무현을 당선시킨것처럼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킹메이커를 자청했다.
손금주 의원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연대할 것이 아니라 안철수, 천정배 국민의당을 지켜내야 한다. 정치혁명의 자부심을 되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환 전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 황주홍 의원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박지원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안 전 대표는 12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몸풀기에 나선다. 이날 오전에는 판교 테크노밸리 벤쳐업계 간담회를 열고, 오후에는 대학생리더십아카데미 특강에 나선다.
무죄 판결로 운신의 폭이 넓어진 박선숙 의원도 참모로 조만간 합류할 예정이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캠프 구성을 준비하고 있으며, 안 전 대표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해 여러 일정을 잡고 있다"며 "박선숙 의원도 몸이 한결 가벼워진 만큼 자연스럽게 캠프에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이날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주승용 원내대표와 만찬을 갖고 당내 소통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모처럼의 호재로 국민의당이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대선 시계가 빨라진 상황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 양측에서의 연대와 통합의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5일 전당대회 이후에 당의 노선을 정하는 과정에서 의원들과 당원들 사이의 백가쟁명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