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부회장.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 규명에 집중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부회장을 9일 소환조사한다.
특검팀은 9일 오전 10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 통지했다고 8일 밝혔다.
특검팀은 이들이 “조사 과정에서 신분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를 전후해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사장,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최순실씨 지원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최지성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1호 구속한 특검팀은 이날 김진수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삼성 뇌물공여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한 사실도 공개했다.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 과정에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의 이같은 수사는 이재용 부회장 소환을 위한 압박 단계를 밟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삼성 등 기업의 뇌물공여, 금품공여 의혹과 관련해 김 비서관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삼성 합병에 찬성하라’는 청와대 지시를 국민연금 측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 사무실에 소환돼 19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이튿날 새벽 귀가했다.
김 전 비서관은 ‘합병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 없다. 전부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특검팀은 김 전 비서관 조사 직후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에 이어 삼성그룹 사장 임원에 대한 두 번째 공개 조사였다.
지난해 삼성은 삼성물산 합병 전후로 최순실 일가에 220억원 지원을 약속하고,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명목으로 35억원을 건넸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삼성은 16억여원을 후원했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독대 이후 삼성이 최씨 측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렸다는 의혹도 나온 상태다.
특검팀은 삼성이 합병 지원의 대가로 최씨 일가 지원에 나섰다면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 등 뇌물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