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주례2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골목과 빈집 곳곳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방치돼있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의 한 재개발 지역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불법적으로 제거되는 사실이 부산CBS 보도로 드러난 가운데,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12. 22 주례2구역 '법적 다툼'이 '석면공포'로까지 번져 등) 공무원들의 현장 경험 확대와 처벌규정 강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사)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와 취재진이 부산 사상구 주례2구역 현장을 점검한 결과, 석면 제거 작업이 완료됐다고 신고된 빈집 곳곳에서 석면 잔해물과 지붕이 통째로 발견돼 감독기관이 뒤늦은 사태수습에 나섰다.
부산북부고용노동청은 주례2구역 석면해체를 맡은 업체에 대해 사법처리를 진행하고 있고, 사상구청은 해체 작업이 완료됐다는 허위보고서를 제출한 감리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감독기관은 지난 19일 예방센터와의 합동 현장점검이 있기 전까지, 주례2구역 석면 민원에 대해 '법적으로 위반 사항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왔다.
CBS 취재가 시작되자 구청과 고용노동청은 지난 13일과 16일 부랴부랴 현장점검에
나서기까지 했지만, 석면피해예방센터가 적발한 주례2구역 불법 석면제거 현장을 짚어내지는 못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담당공무원의 현장 경험 부족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석면피해예방센터 최미경 이사장은 "순환보직으로 담당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이 일에 익숙할 때쯤 다른 부서로 발령 나는 체계가 문제"라며 "공무원들의 전문성은 감독 대상인 업체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의 수준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무원들의 전문성 부족과 업무과다로 자신의 정당한 건강권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악성 민원으로 분류되는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주례2구역 불법 현장을 점검하면서 구청과 노동청은 자신들의 초보적 수준에 머무는 현장 경험 부족의 한계를 털어놓기도 했다.
현행 감리제도도 문제다.
석면안전관리법은 감리인 제도를 두고 있지만, 시행사가 급여를 지급하는 감리인이 불법사항 등을 지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공감리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차장은 "공공감리제 자체는 좋지만,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당장 도입하기는 힘들다"며 "대신 지도 감독 업무를 맡은 공무원의 수를 늘리는 게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감리인이 불법행위에 눈감고, 엉터리로 감독하더라도 석면안전관리법에서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 것도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주례2구역 역시 법적 한계로 인해 현장 지도 감독을 맡은 감리인에 대한 처분으로 과태료 부과에만 머물고 있다.
감리가 엄격하게 현장을 지도 감독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 신설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