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살처분되는 닭과 오리가 매일 100만 마리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3000만 마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살처분되는 닭과 오리가 매일 100만 마리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3000만 마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4년 대유행했던 N5N8형 바이러스가 야생철새 분변에서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H5N8형은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내년 1월 초가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 지난 15일 이후 매일 83만 마리씩 추가 살처분
농림축산식품부은 18일 기준 전국 8개 시·도 27개 시·군에서 344개 농장 1669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농림축산식품부은 18일 기준 전국 8개 시·도 27개 시·군에서 344개 농장 1669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다고 19일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22개 농장 242만 마리가 추가 살처분될 예정으로, 전체 살처분 규모는 366개 농장 1910만 마리에 달한다.
이는 지난 15일 기준 308개 농장 1660만 마리에 비해 3일 사이에 250만 마리가 증가한 것으로 매일 평균 83만 마리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AI(H5N6형)는 지난달 16일 첫 발생 이후 불과 32일만에 지난 2014년 1월 발생했던 AI(H5N8형)의 살처분 규모에 이미 육박했다.
2014년 AI는 2015년 11월까지 3차에 걸쳐 669일 동안 닭과 오리 1937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란계 농장의 경우 사육 마릿수가 워낙 많다 보니, 1개 농장에서 발생하면 10만 마리에서 많게는 100만 마리씩 살처분하는 경우가 있다"며 "AI 확산세가 지금처럼 이어지면 살처분 물량이 3000만 마리가 넘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야새조류 분변서 H5N8형 바이러스 검출…잠복기 21일 감안 내년초 고비
(사진=자료사진)
문제는, 이번 AI가 H5N6형에 이어 H5N8형 바이러스도 출현했다는 사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경기도 안성천 주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유형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대유행했던 바이러스로,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기 때문에 감염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게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H5N6형은 잠복기가 3~7일 정도로 짧아 증상이 곧바로 나타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안성천 분변만 놓고 보면 해당 야생조류가 언제 AI에 감염됐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분변을 채취한 날짜인 13일을 기준으로 잠복기를 역추적할 경우 11월 23일부터 12월 13일 사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H5N8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조류가 11월부터 국내에서 서식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이 야생조류에 의해 닭과 오리가 감염됐다면 분변 채취일인 13일을 기준으로 21일이 지난 내년 1월 4일까지가 중대 고비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 2014년에는 H5N8형이라 잠복기가 길어서 발생 농장의 종사자와 차량의 이동 경로를 역추적해서 차단방역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H5N8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과 오리가 나오는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내년 1월 4일 전후가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올해 발생한 AI는 H5N6형인데 여기에 H5N8형이 추가 검출됐다"며 "뒤늦게 H5N8형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전자 분석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