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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뇌물죄 '대가성 부정'…130억 추징 물거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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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전 검사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법원이 이른바 '주식 대박'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의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130억원에 달하는 범죄 수익의 몰수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처남 용역업체에 100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 준 혐의(제3자뇌물수수) 등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넥슨 주식 1만주와 제네시스 차량, 여행경비 등 9억 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뇌물을 건넨 혐의의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도 무죄가 됐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한 배경은 검사의 직무에 따른 뇌물의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진 전 검사장을 기소하며, 검사의 직무가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수사를 진행할 수 있고 향후 인사발령이나 사건배당으로 넥슨 관련 수사를 담당하거나 다른 검사가 수사할 경우에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대표가 '보험' 차원에서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도 대가성을 입증할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진 전 검사장의 근무지와 넥슨 관련 형사사건 수사 담당 검찰청을 비교 분석한 결과, 관련성이 없고 진 전 검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가 상당한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는 점 이외에 미래에 진 전 검사장 직무에 관한 현안이 발생할 가능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이 제기한 의심만으로는 서울대 동창 시절부터 친한 친구로 지낸 것 이상의 현실적인 대가성이 없다는 것이다.

진 검사장이 2005년 공짜로 받은 넥슨 비상장주 4억원 상당을 넥슨재팬 주식으로 바꾼 뒤 매각해 126억원의 '주식 대박'을 터트린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결국 검찰이 징역 13년을 구형하며 범죄 수익으로 판단한 130억원을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진 전 검사장은 재산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김 대표는 '범죄자'의 낙인에서 벗어났다.

검찰이 즉각 항소할 방침을 정했지만,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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