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영등포경찰서는 서울의 한 공원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훼손한 혐의(특수손괴)로 최모(32) 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흉상의 얼굴 부위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망치로 수 차례 때려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상이 세워진 곳은 1966년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 쿠데타를 모의했던 수도방위사령부의 전신, 제6관구가 있던 자리이다.
최 씨는 흉상 훼손 이튿날인 5일 자신의 SNS 계정에 '박정희 흉상 철거 선언문'을 남기기도 했다.
최씨는 "'5·16 군사혁명'이 5·16 군사정변으로 바뀌며 군인들에 의한 쿠데타임을 천명한 것은 역사학계의 꾸준한 연구 성과와 노력이 반영된 결실"이라며 "그런데도 '5·16 혁명의 발상지'라는 잘못된 상징이 보존된 것은 우리가 노력한 제대로 된 역사의식의 함양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대치된다"고 훼손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경찰조사에서도 이와 같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고 이달 9일 조사를 받아 이와 같은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