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7차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7차 촛불집회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진상규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16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故예은 아빠)은 10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광화문광장 북쪽에 설치된 '7차 범국민행동' 무대에서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유 씨는 전날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것을 두고 이러한 생각을 했다며 다시 한 번 진상규명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결국 탄핵을 이뤄낸 건 국민 여러분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확신한다"며 "이렇게 모여서 외쳐보니 '우리 힘이 이렇게 강했구나' 하는 걸 깨달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7차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면서 "저희들도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 날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면서 "우리 이번엔 독해지자. 끝까지 가보자"고 독려했다.
표결에서 퇴장 1명,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가 나오는 등 '1234567' 숫자가 연달아 이어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숫자 배열에 '0'이 빠져있다"며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우리 삶을 파탄 내는 자들이 0명이 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자"고 덧붙였다.
이를 무대 맨 앞자리에서 듣던 유가족 100여 명은 자리에서 함께 일어나, 뒤에 있는 시민들을 향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건넸다.
(사진=송영훈 기자)
광화문광장에 앉거나 청와대 방향 행진중 대형스크린을 통해 이를 바라본 시민 60만 명(주최 측 추산)은 일제히 박수 치며 함성으로 화답했다.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 반대편(남쪽) 세월호 분향소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러 온 집회 참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부 박모(40) 씨는 "탄핵안 가결이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고, 문모(49)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구속되고 부역자들이 다 책임을 져야 억울한 죽음이 그나마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