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최순실(60·구속)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고등학교 졸업이 취소됐다.
출석 인정 근거 공문서가 허위로 드러나는 등 학사 관리와 성적 관리상의 특혜가 광범위하게 드러나면서다.
서울시교육청은 5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정 씨의 고교 졸업을 취소와 함께 출결 내역과 성적 수정·수상 자격 박탈· 수상 내역 삭제 등의 정정 조치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정 씨의 고교 3년 중 출석 인정 처리가 된 141일의 근거 공문서 가운데 최소 105일에 해당하는 공문서가 조작됐다.
정 씨가 승마협회에서 훈련을 했다고 인정받은 날에 청담고는 정 씨가 학교에 나와 시험을 쳤다고 기록하고, 승마협회가 제출한 100여일의 훈련일에는 실제로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2014년 3월 24일부터 6월 30일까지 62일간의 국가대표 합동훈련과 7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43일간의 아시안게임 훈련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선수들은 훈련 후 일지에 자필 서명을 하는데 정 씨만 이례적으로 도장으로 대체했다.
교육청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정 씨의 졸업 요건이 미달한다고 판단, 정 씨의 고교 졸업 취소를 결정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 교육청에서 '비선실세'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 중·고등학교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3 학생은 193일의 연 수업일수 가운데 2/3에 해당하는 129일을 최소한 출석해야 졸업을 인정받을 수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공문서가 허위로 조작됨에 따라 105일은 무단 결석으로 봐야하고, 나머지 36일 역시 공결 처리시 필요한 '보충학습 과제' 등이 존재하지 않아 정당한 공결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순실에 의한 전대미문의 교육농단의 부끄러운 모습에 직면했다"며 "최순실 씨가 교육의 공정성을 짓밟고 학교와 교사를 모독했다"고 말했다.
이어 "21세기 한국의 학교와 교실에서 이런 노골적인 압력, 수뢰, 폭언, 기망, 조작, 특혜가 자행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최 씨와 정 씨는 대한승마협회의 허위 공문서까지 동원해 학교를 기만하고 공교육을 능멸했다"며 "정 씨의 졸업 취소, 성적 정정, 수상 취소를 포함해 최 씨에 의해 농단당한 현실을 하나하나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정 씨의 중학교인 선화예중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했지만 출석 일수가 졸업 요건은 충족시킨다고 판단해 졸업 취소 처분은 내리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정 씨의 중학교 1,2,3학년 담임 3명 등 선화예중 교사 3명을 포함해 청담고 1,2학년 담임교사와 최 씨에게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전 체육 부장교사, 정 씨에게 우수상을 준 체육 교사 2명, 전직 교장 2명 등 모두 10명의 교원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또 체육특기자의 대회 참가로 인한 공결일수는 각 학년 수업 일수의 1/3로 엄격히 제한하는 등 학사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이 같은 특혜가 교육청의 묵인 하에 가능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사를 했고 교육청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