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원책(변호사, <나에게 정부는="" 없다=""> 시집 출간)
정치평론가이자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 각종 프로그램에서 보수를 자처하면서 거침없고 솔직한 발언으로 화제인 분이죠. 그런데 이분이 책을 냈습니다. 정치평론집이나 정치에세이 아니면 법학서적 이런 건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시집입니다. 시집. 제목이 <나에게 정부란="" 없다=""> 이런 시집을 들고 나온 전원책 변호사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전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전원책>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아니, 갑자기 웬 시집이신가 했더니 이게 세상에 등단 시인이시라면서요.
◆ 전원책> 제가 22살 때 77년도, 백만원고료 한국문학신인상라는 게 있었어요. 그때 22살 때 연작시 동해단장이라는 글로 등단을 했고 또 한 10년을 쉬었어요, 작품을 발표를 하다가 내가 법조계에 들어오면서. 그래서 90년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재등단을 했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그러시군요. 아니, 저는 딱딱한 시사평론하고 또 딱딱한 법조문 해석하는 분이 촉촉한 감성으로 시를 쓰신다는 게 사실은 잘 연결이 안 돼요.
◆ 전원책> 아니, 문학하는 사람들은 저를 다 시인으로 알지 정치평론가나 변호사로 알고 있는 분은 또 적어요.
◇ 김현정> 문단에서는 다 시인으로 통합니까? 그러면 여러분, 시인이 나오셨는데 시를 안 듣고 우리가 논한다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일단...
◆ 전원책> 아니, 그런데 라디오로 시를 낭송한다는 것도 좀 유치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들어야지 저희가 이야기가 되니까요. 일단 이번에 내신 시집 <나에게 정부란="" 없다=""> 중에 한 편을 좀 직접 우리 시인께서 낭송을.
◆ 전원책> 한 편을 다 읽는다기보다 <나에게 정부란="" 없다="">라는 제목이 들어가 있는 시가 ‘낮술’이라는 시거든요.
◇ 김현정> 낮술.
◆ 전원책> ‘낮술’이 연작시 네 편인데 그중에 1편이에요. 그 앞부분을 제가 기억을 하는 대로 읽어드릴게요.
◇ 김현정> 좋습니다. 낮술.
◆ 전원책> 나에게 정부는 없다. 단 한 번도 정부를 상상하지 않았다. 막연한 것들에 둘러싸여 막연한 일로 싸우다 잠드는 정말 개 같은 고뇌의 시간이었지만 단 한 번도 개와 함께 마시지 않았다. 개와 함께 잠들지도 않았다. 꿈속에서 비로소 나는 개를 물었다. 나는 상상할 필요조차 없는 싸움에 너무 지쳤다. 집으로 가고 싶다. 과거의 집으로 돌아가 너른 대청이나 수선해서 정부와 퍼질러 앉아 제대로 한번 취해 보고 싶다 이런 시예요.
◇ 김현정> 멋있는데요. 상상할 수도 없는 싸움에 지쳤다. 굉장히 비장함.
◆ 전원책> 정부라는 것은 우리가 정부라는 데의 통치를 받습니다. 우리가 뽑은 대표자인 대통령이나 권력자들 이런 사람들로 구성된 정부라는 데의 지배를 받거든요. 그래서 원천적으로 나에게 정부란 없다는 것은 실제 나는 어떤 누구에게도 지배받고 싶지 않다는 그런 얘기예요.
전원책 변호사. (사진=JTBC 제공)
◇ 김현정> 그런 의미군요, 그런 의미. 아니, 그런데 이렇게 사회에 대한 관심, 정치에 대한 관심 이런 주로 딱딱한 시들만 쓰세요? 아니면 정말 말랑말랑한 사랑시 같은 것도 쓰세요?
◆ 전원책> 연애시도 젊은 시절에 한두 번 다 쓰죠.
◇ 김현정> 그러셨어요? 그것 중에 기억나는 건 없습니까? 젊은 시절에 썼던 그런 연애시 중에?
◆ 전원책> 아니, 20살 때보다 아주 오래전에 썼던 모 신문에 썼던 산문시가 하나 있었는데 그걸 버려두고 있다가 이번에 보고 깜짝 놀랐어요. 내가 이런 좋은 시를 썼나 해서 그래서 내가 그 앞 부분만 지금 한 4행 정도 외우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제목이 뭡니까?
◆ 전원책> 슬픔은 강물처럼.
◇ 김현정> 슬픔은 강물처럼?
◆ 전원책> 다들 집에 이르게 하소서. 추운 길 위에 서서 떨고 있는 이들을 온전히 돌아가게 하소서. 낙엽은 흙으로 가게 하고 바람은 하늘로 가게 하고 슬픔은 강물처럼 흘러가게 하고. 이게 시의 첫 행인데 내 생애 첫 연애시예요.
◇ 김현정> 오늘 전원책 변호사의 정말 전혀 다른 면 많이 발견하는데.
◆ 전원책> 아니, 제가 그렇게 평소에 사납기만 한 줄 알았습니까?(웃음)
◇ 김현정> 사납기만 한 줄 알았습니다.(웃음) 오늘 정말 말랑말랑한 감성의 면을 많이 발견하는데 정말 그렇지 않아도 요새 TV에서도 종횡무진 활동하시고 라디오도 하시고. 유명세를 실감하세요?
◆ 전원책> 유명한 게 좋은 게 아니에요. 저는 그러니까 얼굴이 팔리니까 어디 가서 나쁜 짓을 못하잖아요.
◇ 김현정> 불편하시죠?
◆ 전원책> 네. 제 아내는 굉장히 만족합니다. 아무리 팽개쳐져도 내 남편은 바깥에서 어떤 나쁜짓도 못한다 하는 확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전원책 변호사 재미있으세요. 아니, 최근에는 포털에 전원책이라고 치면 연관검색어가 “전원책 대통령” 이렇게 뜨는 거 아세요?
◆ 전원책> 글쎄요. 가끔 가다가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전원책> 보수에 사람이 하도 없으니까 당신이 정치해라.
◇ 김현정> 사람이 없으니까 정치해라?
◆ 전원책> 네, 우리 보수에 지금 차기 주자들 다 올망졸망한 후보들밖에 안 보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 김현정> 올망졸망한 보수. 후보들?
◆ 전원책> 나는 그런 분들 속에서 새로운 스타가 나온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다들 공부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전원책 변호사께서 내가 대통령 후보 해 보겠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 있긴 있죠?
◆ 전원책> 제가 농담으로 했죠.
◇ 김현정> 농담입니까?
◆ 전원책> 썰전에서도 그렇고. 정말 하고 싶죠, 생각 같아서는.
◇ 김현정> 생각 같아서는? 그러면 농담 아니시네요.
◆ 전원책> 우리 사회를 확 바꿔놓고 싶죠. 우리 사회를 정말 확 바꿔놓고 싶지만 이게 통치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너무 많습니다. 첫째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수많은 어젠다에 대해서 이해하는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해요. 두 번째는 용기와 결단력이 있어야 하고요. 그 용기와 결단력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바로 정직함이에요.
◇ 김현정> 정직함?
◆ 전원책> 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용인술이에요.
◇ 김현정> 용인술. 사람을 잘 써야 된다?
◆ 전원책>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 그런데 나는 솔직히 말해서 지식은 있어요. 그런데 나에게 없는 것은 용인술입니다.
◇ 김현정> 용인술이? 왜 주변에 사람 많으시잖아요.
◆ 전원책> 나는 귀가 워낙 얇아서요.
◇ 김현정> 귀가 팔랑팔랑하세요?
◆ 전원책> 귀가 워낙 얇아서 그래서 용인술이 없는 것 같아요. 나는 사람을 너무 잘 믿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전원책 대통령이라는 검색어는 여하튼 농담이었던 것으로. 시인 전원책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마는 귀한 시간이었고요. 앞으로도 좋은 시들을 기대하겠습니다. 좀 말랑말랑하게 감성을 녹이는 이런 시들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 전원책> 그런 시는 그렇게 좋은 시가 못 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전원책> 고맙습니다.
◇ 김현정> 시집을 내고 돌아왔습니다. 등단한 시인이세요. 전원책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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