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부는 오는 28일 현장검토본 공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고수했다.
교육부는 25일 "올바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은 계획대로 28일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며 "국정화 철회나 국·검정 체제를 혼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사실상 국정화를 철회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즉각적인 반박이다.
교육부는 사흘뒤인 28일 오후 1시 20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한 현장검토본 공개 시점에 맞춰, 이준식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정교과서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정화 중단을 요구하는 대다수 국민들과의 갈등 및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일선 초중고교 교육을 맡은 17개 시도 교육감들은 "교육부가 국정화 정책을 중단하고 현장검토본 공개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협조에도 거부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지난 21일 오후부터 시작된 '국정교과서 폐기와 이준식 장관 사퇴 촉구' 서명에는 나흘만에 전국 학생·교사·학부모 등 9만 7천여명이 동참했다.
서명을 주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는 이 장관과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용상의 문제 이전에 역사를 국정으로 가르치겠다는 발상 자체가 반문명적"이라고 비판했다.
'200만 촛불'이 예상되는 26일 대규모 집회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와 함께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올 전망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480여개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한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5차 촛불집회에 앞서 '국정교과서 폐기를 위한 시민대행진'을 열기로 했다.
교육부가 이같은 여론을 무시한 채 국정교과서 제작을 강행한다 해도, 당장 현장검토와 배포 단계부터 일선 교육청과 교사들의 강력한 거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지율 4%'로 내려앉은 정권 막판에 또다른 국가적 낭비를 불러오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오기'를 접고 국정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성인 응답자 1004명 가운데 62.5%가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성인 대학생은 4명 가운데 3명꼴인 75.5%가 반대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