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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고비는 넘겼지만 '폭탄 돌리기'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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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노동조합의  무파업·자구계획 동의안 제출에 이어 산업은행 이사회에서 1조8천억원 자본 확충 방안을 의결하면서 법정관리 위기는 가까스로 모면했다. 그러나 독자생존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이 너무 많아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10일 발표한 1조8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안을 의결했다.

이날 산은 이사회에서는 대우조선 주식 6천만주를 무상 소각하고 일반주주를 포함한 나머지 잔여지분을 10대 1비율로 무상감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또 대출자금 1조8천억원을 출자전환하는 안건도 승인했다.

조만간 수출입은행도 대우조선에 대한 대출 1조원을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자본확충에 동참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이 관련 정관을 변경하고, 자본금 감소 승인안건을 통과시키면 연내 자본확충이 마무리된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은 6월 기준 총자본 마이너스 1조2천284억원, 부채비율 7천%에서 900%대로 개선되고,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법정관리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독자생존까지 가야할 길은 지난하기만 하다..

경영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1천41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또 내년 4월에는 4천400억원에 이르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7월과 11월에도 3천억원, 2천억원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유동성에 숨통을 트기 위해서는 앙골라 국영석유사인 소난골의 드릴십(시추선)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두척의 드릴십을 인도하고 10억달러(1조1천700억)를 받아야 하지만 앙골라는 인수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루고 있다. 당초 채권단과 대우조선은 연내 소난골 선박인도를 자구안의 핵심으로 제시했지만 차질을 빚게 됐다.  

산업은행은 국제협상 전문가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인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 등의 환경이 변하지 않는 한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조선업의 심각한 불황으로 수주절벽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108억 달러로 잡은 수주목표를 지난 6월 절반 수준인 62억 달러로 줄였지만 지금까지 수주실적은 13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정부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는 조선업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2강 체제로 가야한다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은 오는 2020년 -10%까지 떨어져 현금유동성이 바닥나고 2020년에는 3조3천억원의 자금 부족으로 자력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도 정부와 채권은행은 대우조선의 공중분해 시 지역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 등을 이유로 또 다시 엄청난 규모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선업 환경의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현재의 상태라면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자본확충에 대해 진통제를 주사해 생명을 연장하는 폭탄 돌리기에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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