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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조사 없이 최순실 기소…공소장에 어디까지 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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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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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패 선공개' 우려·'진실공방' 가능성…숨기면 혐의 설명 어려울 수도

최순실 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최순실(60·구속)씨의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이 다음 주에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17일 밝히면서 검찰은 최씨를 비롯한 주요 구속 피의자를 대통령 조사 없이 재판에 넘기게 됐다.

박 대통령이 참고인이지만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이번 사건의 '몸통'이나 '배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터라 이들의 공소장에는 어떤 식으로든 박 대통령과 관련한 언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검찰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씨의 구속 기간이 끝나는 20일 이전에 대통령 조사 없이 그를 기소할 방침이다. 기소 시점은 20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을 사실상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도 함께 기소될 공산이 크다.

검찰은 최씨의 기소 시점을 염두에 두고 박 대통령 측에 시한을 바꿔가며 여러 차례 대면조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박 대통령 측 입장 발표 이후 "대면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그 마지막 시점이 18일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반발했지만,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통령 조사 없이 최씨 등의 공소사실을 일단 확정하게 된 검찰은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이나 '문건 유츨' 등 범죄 혐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역할을 적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의자 입건이나 직접 조사 여부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과 증거물을 토대로 박 대통령 관련 내용을 공소장에 언급하는 것에 큰 걸림돌은 없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박 대통령이 각종 의혹에 개입한 정황은 여러 관련자의 진술과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에 적힌 내용이나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등을 통해 상당히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2015년도 업무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의 명칭, 향후 이사진으로 앉힐 인사들의 이름까지 직접 불러준 것으로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재단 관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온 최씨에게 이 같은 내용이 적힌 안 전 수석의 수첩을 복사해 보여주면서 추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은 미르·K스포츠재단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와 선의에 따른 모금으로 설립됐다는 기존 박 대통령의 발언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다. 사실상의 지시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대면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공소장에 먼저 관련 내용이 담길 경우 검찰이 물어볼 부분을 박 대통령 측이 예상하게 돼 검찰로서는 '패'를 미리 보여주는 셈이 된다. 검찰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박 대통령 관련 사안을 비워둔 채 기소하고, 직접 조사한 이후 결과에 따라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는 방안도 대안의 하나로 일각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배제할 경우 최씨나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의 혐의 중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민간인인 최씨가 사실상 '국정농단'에 가까운 행위들을 할 수 있었다거나 정 전 비서관이 문건을 유출하는 데 대통령의 묵인 또는 승인, 지시, 관여 등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다른 표현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향후 박 대통령 조사 결과에 따라 공소장 내용이 상당히 바뀔 수도 있어 이 때 검찰이 지게 될 부담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 조사에서 기존 피의자들이 내놓은 말과 다른 진술이 나올 경우 누구의 말이 맞는지를 따져보자는 얘기가 나오는 '진실공방'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도 부담 요인이다.

결국, 검찰은 대통령의 역할이 규명됐다면 최씨 등의 공소장에서 언급하면서도 최소한으로 담는 방안 등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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